언론자료

서울 재동초 "서로 높임말을 쓰니 얼굴 붉힐 일이 없어요"(2009.6.11)
글쓴이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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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님 점심은 맛있게 먹었나요?", "영희님 어제 치른 시험은 너무 어려웠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대화 같기도 하고, 어색한 높임말에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실제로 전교생 모두가 이처럼 높임말을 사용하는 학교가 있다.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은 물론 아이들까지도 전교생 모두가 높임말을 사용한다.

수업시간은 물론 식사시간, 청소시간, 일상생활에서까지 아이들은 저학년과 고학년을 막론하고 서로에게 존칭과 함께 높임말을 쓴다.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높임말로 칭찬하고, 높임말로 꾸중한다.

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높임말을 생활화하도록 한 것은 올해 새학기부터. 지난해 9월 부임한 이도선 교장이 적극 나서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높임말 사용운동을 주도했다.

이제 3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이어서 완전히 정착된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반응은 뜨겁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의도적으로라도 서로에게 높임말을 사용하다보니 욕설이 크게 줄었고, 그로 인한 다툼도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루는 이 교장이 학교 복도에서 아이들끼리 말다툼하는 것을 지켜봤는데 다른 아이가 높임말로 다툼을 말리니까 금세 서로 웃으며 화해했다는 것이다.

아이들끼리 다투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언어 사용에 있어서 생기는 오해와 불쾌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이 교장이 전교생 높임말 사용하기 운동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이 교장이 교감으로 재직하던 성동구 신당초등학교에서 이미 한 차례 성과를 거둬 재동초교로 부임한 뒤에도 시작한 것이다.

당시 신당초교는 신생학교로 주변 지역에서 학생들이 모이다보니 모두들 낯선 분위기에 서먹서먹하고 싸움도 잦았다.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중 한 선생님의 제안으로 전교생이 높임말을 사용하게 된 것이 이 교장이 높임말 사용하기 운동을 적극 펼치게 된 시작이다.

처음에는 모두들 반신반의 했지만 신생 학교라는 단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들까지도 대화할 때 높임말을 사용했다. 아이들은 금방 적응해 나갔고 일 년이 채 못돼 높임말 사용이 학교 분위기로 자리 잡았다.

이 교장은 "당시 아이들과 선생님은 물론 가정에서도 반응이 좋았다"며 "그때 다른 학교에 가서도 높임말 사용하는 것을 생활화 하도록 해야겠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가정통신문을 통해 가정에서도 높임말을 사용하도록 지도해줄 것을 당부했더니 이제는 아이들과 대화할 때 높임말을 사용하는 학부모님들도 생겨났다고 한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높임말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느끼도록 매일 지도하고 점검하니까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면서 "언어순화 효과는 물론 아이들 스스로 자존감도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반말에 익숙한 아이들이 하루 아침에 높임말을 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시일내에 성과를 내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높임말 쓰는 분위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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