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료

회장이 아들뻘 직원에 존댓말(조선일보 2013,12,14)
글쓴이 : 편집국
조회수 조회 : 2,072




'타라' 강경중 회장의 존댓말 경영
사내 표준어가 존댓말 - 인쇄 작업 특성상 막말 잦아
3년전 존댓말 경영 도입
회식자리에서도 말 높여
독서·국민체조로 하루 시작 - 오전 7시 출근 1시간 독서 그 후 20분간은 국민체조
사내게시판에 일기도

진짜 주인 될 수 있는 회사 - 5만원짜리 주식 5천원에 직원들에게 매입권 줘
타라TPS지분 22% 직원 몫

"김 팀장,
이 문제는 타라유통과 협의해서 처리해 주실래요."
"실장님, 타라유통보다는 타라TPS에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 최대 인쇄 출판 업체인 타라그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곳에서는 지위에 상관없이 업무를 볼 때 존댓말이
오간다. 강경중(61) 회장도 아들뻘 되는 평직원에게 "오늘 보고 안건은 뭔가요. 길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말한다.
강 회장이
이런 '존댓말 경영'을 도입한 건 3년 전이다. "회사가 계속 성장하려면 직원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나와야 하는데 억압적
수직 구조로는 어렵다고 봤다"면서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아무래도 소통이 활발해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
CJ그룹이 임직원끼리 직위 대신 모두 서로 '~님'이라고 경칭을 붙이던 문화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여기에 항상 시간에 쫓겨 작업하기
때문에 "야 이 ○○야, 오리꼬미(표지날개) 빨리 못 하느냐!"는 식으로 반말과 비속어·욕설·고함이 난무하는 인쇄 공장 특유의 문화를 개선해
보겠다는 의욕도 작용했다.
그렇지만 직원들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유치하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런다고 소통이 되겠느냐'
'억지로 마음에도 없는 존댓말 쓴다고 과연 달라지겠느냐' 등 저항이 엄청났다. 그럼에도 강 회장은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결국 몸에 좋다"는
믿음으로 밀고 나갔다.
이젠 회의나 결재·보고 때는 물론이고 회식 자리에서도 존댓말이 일반화됐다. 여직원 안보원씨는 "지금은 회식
자리에서도 반말하면 도리어 이상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공장에선 여전히 급할 때 반말이 오가기도 하지만, 존댓말이 '표준어'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호원 경영지원실장이 전했다.
강경중 회장은 "말은 행동의 거울이기 때문에 서로 자존감을 갖도록 배려하는 출발이 존댓말
사용"이라면서 "존댓말을 쓰면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베풀고 섬긴다는 의식이 내재화된다"고 말했다.
타라그룹에서 존댓말 경영을
벤치마킹해 도입한 기업 교육 회사 HSG휴먼솔루션그룹의 최철규 대표는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직원들 만족감이 커진다"면서 "이를 통해
'직원 가치 제안(EVP· Employee Value Proposition)' 활동이 활발해진다"고 말했다. '존댓말 경영'은
강경중 회장이 오랫동안 지론으로 역설한 '지덕체(智德體)' 경영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덕체' 기조에 따라 타라 직원들은 매일 독서(智)와 국민
체조(體)로 하루를 시작하고, 존댓말(德)을 쓰면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타라그룹 건물에서는 매일 아침 국민체조 시간이 펼쳐진다. 강경중(가운데)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체조를 하고 있다. / 김지호 객원기자

서울 마포구 동교동 타라그룹 건물에서는 매일 아침 국민체조 시간이 펼쳐진다. 강경중(가운데)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체조를 하고 있다. / 김지호 객원기자
 
독서와 국민 체조로 시작하는
하루

타라의 출근 시각은 오전 7시. 그렇다고 이른 아침부터 바로 업무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8시까지는 독서
시간이다. 5년 전부터 역시 강 회장이 제안해 시작했다. 이헌석 사업기획팀장은 "매달 2~3권을 완독(完讀)한다"면서 "아예 사규(社規)처럼
되어 있어 책을 안 읽으려야 안 읽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린스타트업'과 '도쿄대 출신의 적자사원 중졸이지만 흑자사원'을 끝냈다.
"독서를 통해 업무에 필요한 지식도 얻고 교양도 쌓는다"고 말했다.
독서를 마치면 오전 8시부터는 20분간 국민 체조 시간이다.
사내 스피커를 통해 "국민 체조 시~작"이란 음악이 흘러나오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이란
소리에 맞춰 모두 사무실에서 일어나 팔과 다리를 흔들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고 처음엔 다들 '별걸 다 시키네'라는
불만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연스럽다.
강 회장은 '건강은 개인의 행복이자 회사의 자산'이란 믿음이 있다. 타라그룹은 체력단련비
명목으로 직원 월 10만원, 임원은 20만원씩 격려금을 나눠 주고 있다. 조건은 6개월마다 치르는 체력 검정 통과. 기준은 연령대에 따라
다르지만 윗몸일으키기 30회(1분), 팔굽혀펴기 50회(2분)는 기본이다. 2006년에는 전 직원이 함께 1800㎞ 국토 대장정을 떠나기도
했다.
직원들 일상에 대한 '간섭'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7년부터 사내 게시판에 본인 이름으로 방을 만들어 매일 일기를
쓰는 '일기 경영'도 진행 중이다. 임원 회의에서 강 회장이 "불만, 생각, 아이디어, 정보, 지식을 다 한 장소에 모아보자"는 취지로 일기
얘길 꺼내자 임원 전원이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면서 반대했다고 한다. 그래도 강 회장이 직접 '액션 다이어리'란 제목으로 일기를 올리기
시작하자 마지못해 하나 둘 따라오기 시작, 지금은 전 직원이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일기를 통해 아랫사람 생각도 알 수 있게 되고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더라"(조성준 인사기획팀장)는 반응이다. 이렇게 쓴 일기는 모아 연말에 책으로 묶어 당사자에게
돌려준다.

주인 의식을 심으려면 주인이 되게 하라

강 회장은 항상 직원들에게 "회사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일하자"고 권한다. 그리고 5년 전부터 직원들이 그룹 주력사 타라TPS 주식을 5000원에 살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 시장
가치는 10배 이상이지만 일종의 스톡옵션 개념으로 직원들에게 매입권을 내준 것이다. 덕분에 지금은 타라TPS 지분 중 22%가 직원들 몫이다.
원래는 100% 강 회장 소유였다. 앞으로 종업원 지분율을 51%까지 만드는 게 목표다.
강 회장은 "직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갖자고
아무리 호소하면 뭘 합니까. 정말 주인을 만들어 줘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무슨 성인군자라서 나눠 주는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서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혹시 중간에 회사를 그만두게 될 때는 강 회장이 시세에 따라 6만~10만원에 되사주기
때문에 손해 볼 일은 없다.
강 회장은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형과 함께 대교그룹을 이끌다 1989년 타라를 세워
독립했다. 계열사 네 곳을 통해 지난해 매출 2500억원을 기록해 국내 인쇄 출판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2020년까지 1조원 달성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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