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월간 서울시티 2016년 8월호 정두근 총재 인터뷰
글쓴이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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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이하 상존배)’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상존배 운동은 2011년 7월 8일에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으며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높은 지위와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 학식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아랫사람이나 사회적 약자들로부터 존중받을 생각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존중과 배려의 문화정착을 위해서는 힘 있는 사람이 먼저 약자들의 아픔을 보듬어야 합니다. 권위가 아닌 겸손한 말과 행동으로 존중과 배려를 실천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야 존중과 배려는 상호작용을 하며, 그 시너지로 ‘모든 사람이 더불어 행복을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는 상존배 운동본부의 핵심가치로 이 가치 실현을 위해 ‘상호 존중하는 언어 사용과 정감어린 인사말 나누기, 경청하고 칭찬하기, 공중도덕 지키기, 나누고 봉사하기’의 다섯 가지 실천과제를 행동강령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 국가와 국가가 상호존중하고 배려하며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물질이나 명예보다 좋은 인간관계의 선순환이 전제되어야 함을 명시한 것으로 상호존중과 배려를 생활화·습관화·문화화하자는 운동입니다.



2. 상존배가 여타 단체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현대사회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각기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가치실현을 위한 시민운동단체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단체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가가 모든 조직과 개인의 삶에 관여할 수 없고, 또 그렇게 하려 해서도 안 되는 자율과 소통의 민주사회에서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이 다양한 가치 충돌을 조절해 국민 역량을 하나로 모아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정책 수립과 집행을 국가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가가 직접 나서면 오히려 국민을 통제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습니다. 더구나 지난 날의 ‘국민교육헌장’도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라 하여 이미 20여 년 전에 학교 교과서에서 삭제되었을 만큼 국민정신 계몽운동에 대한 국가 개입은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양식 있는 국민이라면 하나같이 우려하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이기주의와 도덕성 붕괴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습니다. 이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민간차원에서라도 우리 사회의 갖가지 병리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국민정신운동을 펼쳐보자고 나선 것이 상존배 운동본부입니다. 특정한 조직이나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아닌, 가정과 학교, 회사와 공공기관, 군대와 같은 특수조직,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치와 문화 등을 모두 아우르며 상생과 상승의 길을 상호존중과 배려의 문화에서 찾자는 실천운동단체인 것이죠. 특히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생활화하지 못하고 있는 바른 언어생활과 정의로운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반복적인 교육을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실천하도록 하는 캠페인과 포럼, 강연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상존배 정신을 내면화하면 개인의 인격함양과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고, 이러한 개인과 개인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화합과 평화를 이룰 것입니다.


3. 상존배를 설립하신 배경이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처음 이 운동을 시작한 것은 2003년 육군 제32보병사단에서였습니다. 당시 사단장으로 취임한 저는 불과 한 달만에 이미 오래 전부터 은밀하게 있어 왔던 선임병에 의한 후임병 구타사건을 연달아 3건이나 적발하였습니다.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피해 당사자인 후임병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처벌받는 선임병과 폭력적 병영문화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주변 병사들, 지휘책임으로 문책 받는 초급지휘자, 자식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장병 부모 등 모두가 피해자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장병들이 신성한 병역의무를 수행한다는 자긍심을 갖기는커녕 다음 피해자는 자신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면 기가 살아있는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없겠죠.
병영에 일제 잔재인 구타와 가혹행위, 폭언이 할아버지·아버지·손자에 이르기까지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은 국군의 수치입니다. 심각한 사기 저하와 여러 악성사고의 요인인 이 악습의 고리를 끊으려면 고식지계에 불과한 처벌이 아닌 혁신적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병영사고 사례와 유형들을 검토하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 찾기 시작했습니다.
신세대 장병들은 민주적 환경에서 성장하였기에 불합리하거나 강압적인 통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반면에 지적수준이 높고 창의성이 뛰어나며, 자신이 공감하는 일에는 열정을 쏟아 책임을 완수하는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능력을 극대화시킬 선진병영문화의 뒷받침이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현대전은 변화무쌍한 전장상황에 첨단과학화된 장비로 대응해야 하니 전투원 개개인의 상황판단과 조건반사적인 조치가 승리의 관건입니다. 그렇기에 병사들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며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의식과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상하 동료 간에 믿음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또 그 믿음은 자유로운 소통의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사용부터 생활해야겠기에 상호존중과 배려의 병영문화운동을 시작해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12월 말에 만 40년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저는 우리 사회에 가정과 학교폭력, 이기주의와 끼리끼리 파벌문화,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대립, 노사의 극한적 대립, 후진적인 정치문화, 약자를 괴롭히는 갑질 등 적신호가 넘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새마을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던 1970년대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당면과제가 ‘빈곤 퇴치’였다면, 21세기 대한민국의 과제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는 화합과 융합’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저는 군에서 성공한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을 사회에 접목시킬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권위적이고 폐쇄적이라 할 계급사회인 군에서도 성공한 상존배 운동을 사회에 접목시키지 못할 까닭이 없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사단법인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를 설립하였습니다.


4. 상존배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상존배 운동은 동서양 인문학의 본질이라 할 이타심을 부활시키는 사랑복원운동이기에 이를 널리 알리고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강연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사회단체, 공공기관, 군대, 학교, 기업체 등에서 강연요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상존배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해 전국 곳곳에서 상존배 캠페인을 펼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과 배려로 화해하는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달라는 홍보물을 배포합니다. 각종 행사장과 경기장, 국립공원 등은 상존배 회원들이 자주 찾는 캠페인 장소입니다.
군부대 역시 폭언과 폭력 등의 악습을 철폐하기 위한 캠페인 대상입니다. 신병훈련소와 각급 부대를 방문해 존중어 사용으로 병사들의 자존감을 살리는 상존배 병영문화를 창출해 내면적 전우애와 충성심으로 뭉친 강군으로 성장하자는 캠페인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 선거철이면 정책선거와 공명선거, 그리고 유권자의 투표 참여와 현명한 투표권 행사를 호소하는 캠페인에 적극 나섭니다.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리더를 초청하여 강연을 듣고 질의 응답시간을 갖는 희망포럼도 중요한 활동입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존중과 배려의 가치를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습니다.
계간으로 발행하는 상존배 잡지 ‘아름다운 세상 상존배’는 언제나 책상머리에 놓아두고 존중과 배려의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잡지는 운동본부 소식지 역할뿐 아니라 존중과 배려가 필요한 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힘을 보태고, 수면 아래에서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아 소개하며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아울러 존중과 배려를 위한 소통의 마당이기에 상존배 정신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글을 실을 수 있는 열린 잡지입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사회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면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기 위한 세미나와 토론회 등도 개최합니다. 선거철에는 바른선거문화조성 세미나를, 병영사건 사고가 연달을 때에는 병영문화혁신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20대 국회 개원에 맞춘 국회의원 특권 폐지 논란에 대한 국회 세미나에는 토론자로 참석하기도 하였습니다.
상존배 운동본부에는 매주 한 차례씩 이른 아침에 다양한 직종의 남녀 학반(學班)들이 모여 동양고전공부를 한다. 이 고전아카데미는 ‘상현학당’은 존중과 배려의 사상적 기반과 실천적 지혜를 동양고전에서 찾고 이해하고자하는 논어 등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상존배 운동본부에서 특별히 관심을 갖는 계층은 사회적 약자들입니다. 그렇기에 독거노인과 중증환자, 소년소녀가장 등을 찾아 쌀을 비롯한 생필품과 장학금을 전달하며 위로와 격려를 하는 일의 규모를 점차 확대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무료상담센터를 운영합니다. 변호사와 보험전문가, 교육전문가 등이 참여해 감정노동자, 이주노동자, 북한이탈주민 인권 및 법률 상담, 교통사고에 따른 보험처리 무료상담, 기타 사회적 약자의 억울한 피해, 자녀교육문제를 무료상담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병영인권상담소에서는 예비역 장군과 영관급 장교들이 직접 병사와 초급간부, 사관생도 및 사관후보생들의 인권침해와 병영생활 부적응 상담을 하며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5. 격월로 개최되는 ‘희망 포럼’에 대해 소개해 주시지요.
격월로 개최하는 희망포럼은 2012년 6월 21일에 처음 시작하여 금년 7월까지 스물다섯 차례 진행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수성 전 국무총리,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김동길 교수 등의 사회 원로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김부겸 의원 등의 현역 정치인, 동양철학자 박재희 교수 등의 학계 인사, 김홍신 소설가 등의 문화예술가 인사 등이 강사로 나와 존중과 배려의 실천방안에 대한 강연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초청강사와 포럼 주제는 인문, 경영, 리더십, 통일, 인생, 철학, 행정, 생활, 정치, 선거, 문화, 동양고전 등 사회 모든 분야를 넘나듭니다. 상존배 회원과 비회원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희망포럼을 통해 참가자들은 상존배 운동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히고 이 운동을 반드시 성공시켜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책임과 각오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6.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일 정도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여전히 상호존중과 배려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근대사의 비극은 일제에 의한 권권침탈로부터 시작합니다. 일제는 우리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을 말살하고 민족분열을 조장했습니다. 다행히 광복을 맞이하였으나 남북분단에 따른 이념대립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불신의 골은 깊어졌고, 경제개발시대에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사이의 충돌과 갈등이 다시 한 번 깊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근 100년에 걸친 이 혼돈의 시대를 겪으며 우리 사회에는 인간관계의 신뢰가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불행한 근현대사를 겪으면서도 이 병폐를 바로잡고자 하는 사회적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정의를 바로잡고자 옛 성현들처럼 행동하는 지식인도 부족했습니다.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기성세대는 후세교육에 대해 무심했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윤리보다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처세술을 먼저 가르치려 했습니다. 그 부작용은 사회 곳곳의 갈등과 부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사는 극한적 대립을 일삼고, 약자를 향한 갑질은 점점 도를 더해가며, 사회정의를 바로잡을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라는 검찰에는 스폰서 검사, 성추문 검사, 벤츠 여검사, 브로커 검사, 부동산 검사 등등 듣기에도 거북하고 해괴한 명칭의 검사들이 넘쳐나고, 정치권은 국민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파싸움과 정쟁에 파묻혀 욕설과 폭력을 일삼는 이전투구(泥田鬪狗)와 권모술수(權謀術數)만을 일삼으니 교육이 제대로 설 수가 없습니다.
생명의 근원이 심장이듯 사람 사는 세상의 근본은 상호존중과 배려이어야 합니다. 상호존중과 배려만이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갈등과 분열, 다툼이 없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의 중심에 상호존중과 배려가 있음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이 운동을 하루속히 확산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수준에 걸 맞는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7. 총재님은 장성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군 재직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는지요.

1996년 9월의 강릉 앞바다에 북한 잠수함이 좌초하면서 북한 공작원들이 육로로 월북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연대장으로 부하들과 함께 적의 퇴로를 차단하고 섬멸하는 작전에 투입되었습니다. 우리 연대는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강한 정신력과 용맹성을 바탕으로 적 잠수함 함장을 사살하고, 기관장의 도주로를 완벽하게 차단함으로써 자결하게끔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작전에서 부하병사 한 명이 전사하는 안타까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남북대결에 따른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평화통일을 이룰 방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6군단장 시절 야산 곳곳에 방치된 폐콘테이너를 보며 이를 활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리 전선은 대부분 산악지대이고, 중부전선 철원이 거의 유일하게 평야지대로 전쟁이 벌어지면 전차기동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선은 물론이고 민간도로 곳곳에도 전차방벽을 건설해놓았는데, 이는 주민들의 생활에 많은 불편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폐컨테이너에 모래와 흙 등을 채워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고위지휘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차기동로 차단 실험을 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전차는 물론이고 어떤 중장비로도 컨테이너 방벽을 무력화시킬 수 없었습니다. 평시에는 빈 컨테이너를 보관하다가 유사시에 옮겨 흙을 채우면 장병들의 생명을 지키는 방호벽이 될 수도 있고, 전차를 꼼짝 못하게 옭아맬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피아간에 전차 이동을 불가능하게 해 상당한 전쟁억제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비용도 전차 몇 대 값이면 모든 전선에 배치할 수 있으니 효율적인 전술 전략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최고의 전략가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장수입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으로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겠지만 이는 전후방 구분이 없는 현대전에서 너무 큰 희생을 요구합니다. 강한 전투력으로 적의 침략 야욕을 사전에 봉쇄하는 전술 전략 개발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그리고 강한 전투력이란 원칙에 충실한 훈련과 함께 전우애를 내면화시킬 때 길러집니다. 상존배 병영문화운동의 궁극적 목표도 결국은 자율과 창의성,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전우애로 강한 전투원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8. 최근 해병대 식고문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군대 폭력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요?

2003년 8월 4일에 육군본부에서는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일반명령(03-21호)으로 하달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분대장이 아닌 선임병은 상급자가 아니라 수평적인 대등한 관계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군형법에서도 분대장이 아닌 선임병과 후임병은 대등한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선임병이라 하여 후임병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관습일 뿐이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이를 근거로 한 병사 상호간의 존중어 사용이 군대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병사들의 관계에서는 나이에 따른 사회 선후배가 군대에서 역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로는 한참 동생뻘인 후배가 군대 선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인격모독적인 호칭을 하고, 반말에 폭언 욕설까지 한다면 전우애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상호 존중어 사용이 필요하다. 모든 폭력은 거친 언어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언어순화를 수없이 강조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은 이미 사회에서부터 습관화된 말투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교육시켜야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하급자를 부를 때 별명이나 ‘야, 임마, 새끼, 놈’ 등의 저속한 호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홍길동 일병, 홍 일병, 행정병, 운전병’ 등 공식적인 계급이나 직책으로 호칭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상존배 병영문화운동에서도 존중어 사용을 첫 번째 실천과제로 삼았던 것입니다.
인간관계의 대부분은 말로 시작하고 말로 끝납니다. 병영에서의 언어폭력은 전우간의 갈등을 유발시켜 항명과 하극상으로 치닫기까지 하고, 더 심하면 자살이나 총기 난동 등의 인명사고로 이어집니다. 심각한 수준의 막말을 순화시키지 않고는 병영폭력도 근절할 수 없기에 모든 장병들이 계급의 높고 낮음을 떠나 서로 존중어를 사용할 것을 첫째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교육훈련이나 작전활동을 할 때는 ‘앞으로 가, 제자리 서, 사격개시, 돌격 앞으로’ 등의 명령어를 사용하지만 그 외의 일상생활에서의 반말은 절대 허용하지 않고, 장교도 부사관에게 가급적이면 존중어를 사용하도록 권장해야 합니다.
다음 실천과제는 정감어린 인사말 나누기입니다. 인사는 원래 정감을 나누는 수단이건만 군대 경례는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경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경례를 계급에 따른 거리감을 좁히고 서로가 격려하며 신뢰와 호감을 갖게 하는 인사의 본래 의미에 맞도록 고쳐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거수경례와 충성 구호에 이어 ‘좋은 하루되십시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등의 정겨운 인사말 나누면 자연스럽게 장병 상호간의 정감이 두터워집니다.
마지막 과제는 경청하고 칭찬하기 등의 올바른 군대예절 생활화입니다. 경청은 소통의 출발이고, 칭찬은 병사들의 잠재능력을 일깨워 군 생활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합니다. 하급자는 자신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경청하고 칭찬해주는 상급자를 좋은 분, 고마운 분, 존경하는 분으로 여겨 마음에서 우러나는 충성을 바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운동은 병사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상급자부터 솔선수범하여 군대예절을 새로 정립하자는 운동입니다.
실제로 이 세 가지를 핵심과제로 하는 상존배 병영문화운동을 시행하니 불과 1년 이내에 이 운동은 정착하였고, 그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저는 육군 제32사단장과 육군훈련소장을 거쳐 제6군단장으로 재임하며 이 운동을 꾸준하고 강력하게 시행한 7년 동안 병영폭력 등의 악습을 거의 근절시키고, 6군단의 경우 육군본부 전투지휘검열에서 우수부대로 참모총장 표창을 받을 만큼 전투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처럼 상존배 병영문화운동은 이미 실증된 운동이고, 운동 시행에 따른 별도 예산도 필요 없으며, 오직 지휘관의 의지만 있다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가장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루속히 전군에서 상존배 운동을 시작할 것을 촉구합니다.


9. 상존배를 이끌어오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

작년 8월에 육군 제32보병사단에서 ‘재회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32보병사단에 상존배 병영문화운동이 완전 정착된 것을 기념하는 비를 세우고 그 자리에서 10년 뒤에 다시 만나 후배들이 상존배 운동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확인하는 ‘재회의 날’을 갖기로 약속한데 따른 행사였습니다. 그날 사단 강당에는 옛 전우들과 상존배 회원들, 그리고 현 사단 장병들 800여 명의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 젊은 변호사가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29살 늦은 나이에 병사로 입대해 막내동생뻘 선임병들에게 욕설을 듣고 괴롭힘을 당해야 했습니다. 정말 견디기 힘든 이등병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상존배 병영문화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였으나 오래지 않아 이 운동은 정착하였고, 저는 비로소 군생활의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제가 선임병이 되었을 때도 저는 상존배 병영문화의 정신이 절대 흐트러지지 않도록 부대 분위기를 이끌어갔습니다. 제대 후에도 이 상존배 정신은 제 생활신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입대 전 여러 차례 떨어졌던 사법고시에도 합격했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서도 ‘나와 결혼해주면 상존배 가족을 만들겠다.’는 다소 엉뚱한 약속으로 청혼하여 결혼 승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로펌에 취직할 때도 자기소개서에 ‘상존배 정신으로 일하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써서 합격하였습니다. 은행의 자문변호사로 취직할 때도 면접에서 같은 말을 하여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32사단 후배 여러분들에게 부탁합니다. 이마에 상존배 부적을 붙이십시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으로 그린 부적을 말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남은 군 생활이 순조로울 것이고, 제대 후 학교나 사회생활, 가정생활 모두 행복한 일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상존배 운동을 부적처럼 달고 살아가는 이런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제가 상존배 운동을 하는 보람입니다. 군에서 이 운동을 할 때는 상명하복의 군에서 과연 가능하겠느냐고 의구심을 갖던 부하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상존배 운동으로 내가 변하고 전우가 변하며, 군대가 변한다.’는 말을 자주 하였습니다. 게다가 부사관 부인들 중에는 남편이 상존배 운동을 하며 가족들의 말을 경청하고 자상하게 보살핀다며 감사인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사회운동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존배 운동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을 통해 우선 나부터 변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가족들도 가장의 변화에 기뻐하고 고마워합니다. ‘우리는 상존배 가족’ ‘우리는 상존배 회사’라는 구호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반드시 이 운동을 확산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0.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요.

특정 사례보다는 상존배 운동의 가시적 성과를 입증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활동해도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수치로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죠. 이는 상존배 뿐 아니라 모든 정신문화운동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일 것입니다. 적지 않은 운동비용을 십시일반 회비로 모아주는 회원들에게 이렇게 활동했다고 보고할 수는 있으나 그 성과가 이렇게 나타났다고 분명하게 보여드릴 수 없어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운동본부를 믿고, 진정성을 갖고 공감하며 격려해주는 회원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니 운동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부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시민운동단체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자립은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11. 2016년 하반기 목표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올 하반기에 계획하고 있는 중요한 행사는 육군훈련소 상존배 병영문화정착 10주년 기념식입니다. 지난 2006년 11월에 육군훈련소는 상존배 운동 정착 기념비를 세우고, 10년 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는 재회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그 10년이 되는 11월 5일에 재회의 날 행사를 갖고 그동안 상호존중과 배려의 병영문화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행사에는 당시 육군훈련소 훈련병들과 교관을 비롯한 장병들, 현재 훈련병들과 그 가족들, 상존배 운동본부 회원들이 함께 해 10년 전의 감동을 되새길 것입니다. 그 외에도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은 상존배 운동본부로 연락하면 됩니다.
상존배 운동이 5년 세월을 겪으며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이제는 조직과 효율적인 운동방향설정 등에 있어서 안정기에 들어섰습니다. 단지 운동의 빠른 확산을 위해서는 현재의 천오백 명 회원 힘만으로 어려움이 있어 올 연말까지 5천 명 회원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활동비용을 회비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어 경제적 자생력을 기르고자 합니다. 또한 상존배 운동본부 지부와 지회도 계속 확장해나갈 것이며 중국지부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 유력인사들이 상존배 운동을 알고 이는 중국에서도 꼭 필요한 운동이라며 지부설립 요청을 해 이미 수차례 교환 방문을 하며 올 가을을 목표로 설립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상존배 운동의 글로벌화 교두보를 만드는 셈이죠. 이제 상존배 운동의 시스템이 갖추어졌으니 외연확대를 통해 상존배 운동이 도약할 수 있는 바탕을 올해 안에 만들 것입니다.


12.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나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너그러운 상호존중과 배려의 자세로 서로 소통하며 화해하고 공존공생하는 미래, ‘모든 사람이 더불어 행복을 누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가꾸는 것이야말로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의 핵심가치이며, 이 운동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비전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가정에서부터 가족 상호간의 소통을 내면화하고, 학교와 사회에서 이를 행동화하여 상생(相生)하고 더불어 상승(相勝)하는 선진시민사회를 만들어가는 운동이 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상존배 운동본부는 전국 주요도시에 지부와 지회를 설립해 전국화하는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존배 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해외지부 설립도 이미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존배 운동본부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어 안정과 성장이 가능하도록 앞장설 것입니다. 아울러 사회갈등의 주요원인인 갑을관계를 상호존중과 배려의 생산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운동을 할 것입니다.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청렴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도록 하는 의식개혁운동도 병행할 것입니다. 특히 부정부패의 카르텔을 견고히 하는 패거리 문화를 청산하고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촉구하며 감시할 것입니다. 나아가 남북대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남남갈등 극복에도 앞장설 것입니다. 상대를 좌우로 예단하여 반대부터 하고 상처 입히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에서 벗어나, 사안에 따른 정책으로 논쟁하는 합리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의견이 다른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야말로 합리적 사고의 출발이이라는 원칙과 합리주의를 근본으로 하는 구체적 실천운동으로서의 상존배 운동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겠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이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평화란 밖에서 개인의 내부로 억지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소우주인 내 안부터 스스로 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채운 다음 이를 타자와의 만남과 관계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사회로 국가로 인류공동체의 가치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이 상호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회복하고 지극한 성심으로 이를 생활화하여 협력과 평화, 상생의 미래를 준비할 것입니다. 이처럼 상존배 운동본부는 작게는 가정과 학교와 조직, 크게는 국가와 인류 공동체가 평화와 상생의 성심을 일깨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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