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길, 상호존중과 배려 -계룡신문 2014.12.7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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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계룡신문 [소통공간]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길, 상호존중과 배려







정두근 (사)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총재 / 예비역 육군중장






흔히 20세기를 이성의 시라고 하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비롯한 크고 작은 전쟁으로 이 시대에만 무려 1억 8백만 명이 희생을 당했다. 인류사를 보더라도 역사 기록 이후 3,400년 동안 평화시대는 3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동양에서는 요순시대 정도를 태평성대로 꼽으며 ‘요순시절에는 감옥에 풀이 돋았다.’는 말로 감옥이 텅 비었음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이 시대에도 감옥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요순시대 역시 진정한 태평성대는 아니었던 듯싶다. 이렇게 보면 태평성대란 허상일 수도 있다. 어느 시대나 세상은 혼란스럽고, 세상살이는 팍팍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테마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어떻게 자기중심을 잡을 것인가에 맞추어져야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자기중심을 잡는 일에서 시작되고, 나아가 가정과 사회와 국가의 질서를 바로잡아 다스리는 리더십은 상호존중과 배려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공자는 제자들에게 타인에 대한 배려와 함께 적극적인 존중의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가르쳤다.



“문을 나서면 마주치는 사람마다 큰 손님 대하듯 하고(出門如見大賓 출문여견대빈), 사람을 부릴 때는 제사를 받들듯 예를 갖추어야 하며(使民如承大祭 사민여승대제),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己所不欲 기소불욕)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勿施於人 물시어인).”



이러한 공자 사상의 근본을 제자 증자는 ‘충서(忠恕)’라고 간단히 정리하였다. 충(忠)은 자신의 참된 마음을 다하여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고, 서(恕)는 참된 마음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배려하는 것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필자는 2003년 10월에 육군 제32사단장으로 부임한직 후부터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을 시작하였고, 구체적 실천과제로 장병 상호 간에 존중어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예상대로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이는 명령어와 일상어를 구분하지 못하는데 따른 오해였다. 군의 작전과 교육훈련을 비롯한 공적 임무수행은 분명 명령어를 사용토록하고, 이 명령어에는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그렇지만 일상적인 병영생활에서의 존중어 사용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방편 이였기에 장병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고맙게도 장병들은 사단장의 뜻을 따라주었고, 존중어 사용은 불과 6개월 만에 정착되어 병영문화가 화기애애해졌다.



외형적으로 각 잡고 악 쓰는 것이 군기라는 전근대적 사고에 젖어 있던 일부 군 수뇌부에서는 이 운동이 군기 빠진 군대를 만든다고 비판하며 중단 압력을 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진정한 군기는 상급자와 하급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나눌 때 생겨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필자는 32사단장에 이어 육군훈련소장을 거쳐 제6군장으로 재직하며 꾸준히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을 펼쳤다. 그 결과 장병들은 자발적으로 상대 입장을 헤아려 서로 도우려는 전우애로 뭉쳐졌고, 욕설과 구타 등의 병영악습이 근절되었다. 또한, 자율적으로 교육 훈련에 임함으로써 군의 존재 가치인 전투력도 크게 향상되었다. 실제로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이 정착된 32사단은 2004년도 연말에 부대관리 혁신우수부대로, 제6군단은 2008년 육군본부 전투지휘검열에서 우수부대로 선발되어 참모총장 부대표창을 받았다.



올해 군대에서는 22사단 임병장 총기난사, 28사단 선임병의 집단구타로 윤일병 사망 등 유형별 사건사고가 유난히도 많았다. 이에 필자와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을 함께 했던 전우들은 하나같이 이 운동이 전군으로 확산되었더라면 이런 비극이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여론무마용으로 급조한 병영문화혁신위원회에서 제시하는 휴대폰 지급이나 동기생 분대, 소대 편성, 병 계급구조 변경, 관련자 처벌강화 등은 문제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나 있고, 군 전투력까지 약화시키는 고식지계일 뿐이다. 이미 효과가 입증된 대안은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이다.



우리 선조들이 천자문 다음에 익히던 동몽선습(童蒙先習)도 ‘천지지간만물지중(天地之間萬物之衆)에 유인(唯人)이 최귀(最貴)하니’라는 말을 첫 구절로 삼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수없이 많은 존재들이 있는데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다.’는 이 진리는 군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물론 우리 군이 현재 겪고 있는 장병들의 인간적 갈등과 사건 사고가 모두 군대만의 책임은 아니다. 이미 학교와 사회에서 언어폭력과 왕따문화는 일상화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불합리한 갑을문화, 승자와 패자만 남는 경쟁문화, 노사의 대결문화, 양보와 타협을 모르는 정치문화 등이 온 국민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그렇기에 필자는 2010년 12월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을 마지막으로 전역하자마자 비영리 사단법인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를 설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행히 나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너그러운 상호존중과 배려로 “모든 사람이 행복을 누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해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이에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에서는 학교와 단체, 기업과 군부대,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진력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변호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상담센터를 개설하여 무료법률상담으로 사회적 약자를 돕고, 병영생활 상담으로 병영생활 고충을 해결해주는 노력도 할 것이다. 참여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www.mrrcc.org).전화(1661-8633),fax(070-8282-3808)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기사입력: 2014/12/17 [14:31] 최종편집: ⓒ 계룡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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