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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1-09 13:18:22
  • 수정 2013-11-13 12: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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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자애 씨는 하루 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블로그 http://zaawoo.blog.me/’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두 딸의 엄마로, 편집 디자이너로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이에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정두근 총재는 그녀가 일하는 구로디지털단지로 찾아가 그녀의 열정적 삶과 워킹맘의 애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내용을 편집부에서 정리하였다.



우자애 : 지인으로부터 상존배신문 창간호를 받아보고 총재님을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총재 : 사적인 시간을 거의 낼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산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한 열정이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요?

우자애 : 총재님께 그런 말씀을 들으니 부끄럽습니다. 워킹맘들의 삶은 누구나 비슷하겠죠. 단지 저는 10여 년 전에 취미로 시작한 블로그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 좀 더 시간을 쪼개 써야 할 뿐입니다. 총재님께서는 군인이셨으니까 일하는 여성에 대한 관심이 덜 하지 않으신가요?

정총재 : 그렇지 않아요. 요즘엔 여군이 많으니까 지휘관은 여군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해요. 특히 여군은 일반 직장여성에 비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힘든 일이 많지 않겠어요? 나 개인적으로도 두 딸이 있고, 큰 딸은 또 7살짜리 딸을 키우는 엄마이니까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우자애 : 제가 총재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시가 있습니다.

우리 동네 구자명씨

- 고정희

맞벌이부부 우리 동네 구자명씨

일곱 달 된 아기엄마 구자명씨는

출근버스에 오르기가 무섭게

아침 햇살 속에서 졸기 시작한다.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경적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옆으로 앞으로 꾸벅꾸벅 존다.

차창 밖으론 사계절이 흐르고

진달래 피고 밤꽃 흐드러져도 꼭

부처님처럼 졸고 있는 구자명씨

그래 저 십 분은

간밤 아기에게 젖물린 시간이고

또 저 십 분은

간밤 시어머니 약시중 든 시간이고

그래그래 저 십 분은

새벽녘 만취해서 돌아온 남편을 위하여 버린 시간일 거야

고단한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잠속에 흔들리는 팬지꽃 아픔

식탁에 놓인 안개꽃 멍에

그러나 부엌문이 여닫기는 지붕마다

여자가 받쳐든 한 식구의 안식이

아무도 모르게

죽음의 잠을 향하여

거부의 화살을 당기고 있다.

 

제가 마침 안산에 살고 있어 시에 등장하는 구자명 씨가 마치 제 모습 같아요. 밤늦도록 아이 젖먹이고, 시어머니 약 시중들고, 남편 뒷바라지에 시달리고 아침 일찍 출근하며 졸고 있는 구자명 씨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정총재 : 모든 남자들이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이네요. 결국 구자명 씨를 힘들게 하는 건 육아와 부모봉양, 남편의 가사분담이라는 세 가지 문제로 귀결되겠네요. 특히 시 뒷부분에서 '구자명 씨여자로 바뀌었는데, 이는 일하는 여성들의 헌신과 희생을 구자명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이 땅 모든 여성들이 함께 겪는 문제로 일반화시켰다고 생각되네요. 

우자애 : . 그리고 그 본질은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여성의 희생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시인은 이를 수풀에 묻혀 잘 보이지 않는 팬지꽃으로 형상화했고, 여성의 역할을 꽃병 속의 안개꽃처럼 보조 위치 정도로 여기는 가부장적 권위를 비판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나 아내의 희생 위에서 가족의 안식이 가능하건만 이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여자의 숙명으로 가볍게 여긴다는 거죠.



정총재 : 워킹맘들의 고단한 삶, 충분히 공감해요. 그렇지만 양성평등의 시대가 이미 시작되지 않았나요? 아직 여성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지나치게 여성들만 희생당하고 있다는 생각에도 문제는 있어요. 이 문제를 대립과 갈등의 시각으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가정이나 사회에서 서로에게 맞는 역할을 나누고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해야겠죠.

우자애 : 남자들이 결혼 전에는 모두 그렇게 한다 해놓고, 결혼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권위적으로 바뀌니까 문제에요.

정총재 : 결혼한 지 얼마나 되었죠?

우자애 : 동갑내기와 7년 연애하고, 결혼한 지도 7년 된 친구 같은 부부입니다.

정총재 : 내가 제안하나 할게요. 오늘부터 남편과 서로 존칭어를 사용해보세요. 존중과 배려는 존칭어 사용으로부터 시작되거든요.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겠지만 곧 자연스러워지고 서로 아끼는 마음이 더 커지니까 가사분담을 비롯해 웬만한 갈등은 다 사라져요. 나도 그랬으니까요.

우자애 : 그렇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부터 꼭 실천해보겠습니다. 다시 구자명 씨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저는 다행히 양가 부모님들이 모두 건강한데, 제 주위에는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있어요. 치매 등의 중병을 앓고 있는 부모님이 계시면 맞벌이 부부들은 정말 난감한데, 이런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 방법은 없을까요?

정총재 : 정말 심각한 문제죠. 이로 인해 능력 있는 여성이 일을 못하면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을 줄여 사회활동에 지장 없도록 하는 일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큰 과제이죠. 특히 자식이 한둘뿐인 가족은 부모봉양문제가 큰 어려움입니다. 중국에서는 얼마 전 효도법을 만들어 부모봉양을 게을리 하는 사람을 찾아내 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효도는 이제 개인이 아닌 국가의 문제입니다. 나 역시 이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제안할 것이 하나 있어요. 도시 근교에서 거의 비어있다시피한 군부대를 본 적 있나요? 군현대화로 인한 병력 감축으로 부대가 해체되거나 도심 확대로 부대가 이전하는 등의 이유로 나타난 현상이죠. 이를 과감하게 복지타운으로 조성하면 어떨까요? 국가 소유의 땅에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니 그리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도 않겠죠. 이곳에 노인 치료를 비롯한 복지시설을 갖추어 여러 가지 사정으로 노후 대비를 못해 자식에게 의탁해야 하는 노인들을 수용하는 겁니다. 또 소년소녀가장과 탈북자, 의지할 곳 없는 보훈대상자 등 국가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공간을 함께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종합복지타운이 되겠죠. 그 다음에는 이곳의 공공질서 유지와 간병, 교육, 기타 생활에 필요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집니다. 일자리는 노인에게 삶의 활력을, 탈북자들에게 상생과 자립 여건을, 불우 청소년들에게 대가족 보금자리를 제공하므로 사회불안요인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어요.

 

우자애 : 총재님께서 오랜 군생활을 하셨기에 가능한 획기적 아이디어네요. 여러 세대가 어울린 종합복지타운은 생동감이 넘칠 것 같습니다. 적막한 요양원이 아니니 어르신들도 활기찬 여생을 보낼 수 있고, 자식들도 마음 놓을 수 있겠네요. 단지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정총재 : 그래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한 것이죠. 오늘 우리가 얘기한 여성과 가정의 행복은 물론이고, 건전한 사회발전의 근본은 결국 상호존중과 배려입니다. 우자애 씨도 존중과 배려를 가정과 사회에서 실천하면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자애 : 명심하겠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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