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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2-21 00:18:43
  • 수정 2014-12-21 00: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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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 해 동안 군 관련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해왔고, 실제 선진병영문화로 사고 없는 강군 육성의 꿈을 실현했던 정두근 총재의 40년 군 인생과 상호존중과 배려운동 10년의 철학에서 우러난 글을 국내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월간조선이 신년호 특집으로 게재하였다. 상존배 회원은 물론이고, 주위 지인들에게 반드시 필독을 권할 내용이 담겨 있어 상존배신문에서는 월간조선의 편집방향과 지면관계로 일부 편집된 내용을 포함해 기고문 전체를 전재한다.


지난 6육군 22사단 GOP에서 모 병장이 동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5명이 숨졌다. 28사단에서는 윤모 일병이 선임병들의 상습적인 구타로 사망하였다. 이후 병사들의 자살, 4성 장군의 음주 추태에 따른 강제 전역, 여군을 성추행한 사단장 긴급 체포 등 병사부터 장군에 이르기까지 군기문란사건들이 잇따랐다.


이에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군(對軍) 신뢰도는 47.8%로 나타났다. 2005년 국방연구원이 대군 신뢰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악이다. 이 정도면 병영문화혁신은 국방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개혁과제 선정을 위해서는 여론무마용 선심성 대책이나 궁리하는 고식지계에서 벗어나, 우리 군대의 불편한 진실을 먼저 고백할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軍의 '불편한 진실'


 


첫째, 병영의 이기주의, 적당주의, 무사안일주의 실태를 인정해야 한다. 장교는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란 안중근 의사의 유묵대로 국토 수호에 신명을 바쳐야 한다. 그러나 강한 부대 육성보다 진급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사고 위험이 있는 훈련은 축소 조정해 적당히 마무리하려는 장교가 있다. 또한 상관 명령이 불합리하다 하여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펼치면 충성심 없는 장교로 낙인 찍혀 진급에서 멀어질 수 있으므로 무사안일의 처세에 안주하기도 한다. 이러한 출세지향적 사고가 이기주의를 낳고, 다시 적당주의와 무사안일주의로 나타난다.  







병영생활 행동강령(육군본부 2003.8.4))


첫째, 분대장을 제외한 병 상호간에는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금지한다.


둘째,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및 가혹행위를 금지한다.


셋째, 폭언. 욕설. 인격모독 등 일체의 언어폭력을 금지한다.


넷째,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성 군기 위반행위를 금지한다.


용어의 정의


. 병 상호간 관계


의무복무를 수행하는 병 상호간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수평적 동료관계임. 단 분대장은 조직의 편성 및 임무수행 목적상 일반 병을 지휘 통제하는 상관의 위치를 인정함.


병사관리와 교육훈련, 상급부대 훈련파견 등으로 피로가 누적된 초급간부들은 끊임없이 내려오는 상급부대 명령수행까지 하려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열정이 지나쳐 혹시라도 폭언이나 구타가 뒤따르면 곧 처벌로 이어지기에 위험한 열정보다는 안정적인 적당주의에 빠져들기 쉽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후임 관리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병사들 사이의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자 육군본에서는 이미 10년 전에 병영생활 행동강령(육군본부 일반명령 제 03-21)을 하달하였다.


아울러 폭력행위처벌도 강화하였다. 그러자 선임 병사들이 자기보호차원에서 후임 병사에 대한 관심을 거두어 버렸다. 남은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자 후임 병사에 대한 무관심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로써 병영은 전우가 아니라 너와 나만이 존재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변질되었다.




인사청탁은 賣國的 행위


 


둘째, 군대가 존재 가치와 임무를 망각하고 다시 정치화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군대는 정치적 중립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집단이다. 군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지만, 개인이 진급이나 보직 등 인사와 관련해 정치인에게 청탁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장군 진급 시에 각 군 본부 심사와 국방부 제청심의를 마치고 청와대 결재를 받는 과정에서 명단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진급한 의외의 인물을 두고는 권력 실세와의 인연에 대한 소문이 뒤따르기 마련이고, 그 소문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다. 군 지휘관은 국가 운명과 수많은 부하들의 생사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 그렇기에 공정한 평가와 절차를 무시하고, 인사 청탁을 하거나 인사에 개입하는 사람은 군대와 국가를 망치는 매국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 병영선진화를 가로막는 권위주의와 불공정한 인사 실태를 바로 보아야 한다. 맹자는 천시지리불여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라고 하였다. 전쟁 승리를 위해서는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군대는 어떠한가?


병영 내 갈등과 폭력에 따른 연도별 사망사고를 조사한 국방부 내부행정자료를 보면 그 심각성이 잘 드러난다. 질병과 천안함 등의 전사자들을 포함시키지 않았음에도 매년 100명이 훨씬 넘는 장병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럼에도 군대는 군사보안이라는 울타리 안에 스스로를 가둔 폐쇄적 집단이다 보니 병사들과의 소통보다는 권위적으로 지휘권을 행사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진정한 화합을 위해 왜곡된 병영문화를 비판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이스라엘 군대는 인권과 소통을 중시하며 막강한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이스라엘 방위군 예비군 장교인 마이클 오렌이 한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내가 이스라엘군 사병이었을 때 장교를 내쫓은 일이 있었다. 사병들이 모여서 투표로 결정한 다음 당사자한테 가서 당신의 능력이 부족하니 우리를 지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의 상관한테 가서 경질을 요구했다. 그것은 계급보다는 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관한 사안이다.”


우리 군도 한때 다면(多面)평가제를 도입하여 진급과 인사에 부하 장병들 의견을 반영하는 시도를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군 수뇌부에서 이를 폐지시켰다. 상급자의 권위를 훼손시킨다는 것이 이유였다. 진정한 권위는 부하들의 존경과 자발적 충성에서 비롯됨을 간과한 오판이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개혁 요구를 외면하던 군이 여론에 떠밀려 스스로 개혁하겠다고 나섰지만 이 셀프개혁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국방부가 서둘러 구성한 병영문화혁신위가 면피성 요식행위로 끝난다면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이번에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이에 필자는 몇 가지 고언(苦言)을 하고자 한다.




혁신의 목표는 强軍 육성


 


첫째,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부터 혁신해야 한다. 지난 86일 국방부는 한민구 장관과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를 발족시켰다. 위원은 군인 외에도 시민단체와 종교계 인사, 유명 연예인 등 113명으로 구성하였다. 그렇지만 혁신위원 선정과정에서 공모 등의 투명한 절차를 거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전문성과 열정과 사명감을 갖춘 혁신위원들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다.


혁신위의 한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혁신위 활동을 제한한 분과 선정, 국방개혁 본질을 외면하는 혁신과제 선정, 불과 4개월여의 짧은 운영기간, 졸속으로 발표하는 혁신 방안 등이 그렇다. 4개월에 불과한 시간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병영문화 혁신안을 채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인권전문 정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는 배제시켰다. 이제라도 혁신위원을 재구성하고 활동기간을 연장해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혁신위를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직속기구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위원장 역시 민간 단독으로 해 국방부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


둘째, 혁신의 목표를 강군 육성에 두고 혁신과제를 재선정해야 한다. 병영문화혁신의 방향은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전투원 양성과 화합 단결된 부대육성에 맞추어야 한다. 그렇기에 면회제도, 휴대폰 지급, 병사가족과 간부 사이의 실시간 SNS, 군 파파라치, 병사 계급구조 변경 등 전투력 약화 우려가 있는 정책은 재검토해야 한다.


평일면회 허용으로 혜택 받을 병사는 극소수이고, GOP 휴일면회는 면회 병사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다른 병사의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휴대폰 지급 역시 보안 문제와 함께 선임병의 휴대폰 독점과 요금에 따른 갈등을 유발시킬 뿐이다. 또한 간부들에게 병사 가족과 SNS 밴드를 만들어 실시간 소통하라는 것은 교육훈련과 부대관리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초급간부가 처한 상황을 외면한 처사이다. 전우애를 파괴할 파파라치 도입도 문제이고, 병사계급을 단순화시키면 가혹행위가 줄어들 것이라는 발상도 황당하다. 이 모든 것들이 부대 내 가혹행위와 대체 무슨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이도 모자라 동기생만의 분대와 소대를 편성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것도 육군참모총장이 직접 한 말이라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전투조직 교범과 부대 편제는 수많은 전투의 승패 요인을 분석하고, 무기나 전장 상황 등을 고려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참모총장이라 하여 자의적으로 바꿀 수 없다. 오로지 사고예방이라는 보신주의에서 비롯된 지극히 편의주의적이고 비전투적인 방안은 빈대 잡기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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