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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4-24 07:46:44
  • 수정 2015-07-08 09: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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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근 장군은 육군 제32보병사단장 취임 직후인 200312, 취임 수개월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욕설과 구타 등의 사고를 발견한 헌병대장 건의에 따라 불과 보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일곱 명의 병사를 구속시키고, 여러 명의 병사들을 입창시켜야 했다. 이렇게 되면 폭력을 당한 피해병사뿐 아니라 처벌받는 병사와 그 가족, 문책당하는 초급지휘자 모두 피해자가 되고 만다. 이로 인한 갈등과 분열로 군기가 무너져 오합지졸의 군대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던 정 장군은 병영 악습의 근원을 폭력적 언어에서 찾았다. 이는 인간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스트레스를 유발시켜 갖가지 갈등과 폭력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마침 사단장 부임 2개월 전인 84일에 육군본부에서 일반명령으로 하달한 병영생활 행동강령에는 의무복무를 수행하는 병 상호 간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수평적 동료관계라고 명시하고 있었다. 이를 근거로 교육 훈련과 작전 시에만 사격개시, 돌격 앞으로와 같은 명령어를 사용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선후임 간에 서로 존중어를 사용하자는 상호존중과 배려의 선진 병영문화운동을 착안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고뇌 끝에 탄생한 상존배 운동


이 운동은 상호간에 존중어 사용하기, 경례 후 정감어린 인사말 나누기, 경청하고 칭찬하기 등 올바른 예절의 생활화라는 3대 실천과제를 생활화, 습관화하여 우호적 전우관계를 만들자는 행동 실천운동이었다. 우선 선임병도 후임병에게 반존칭어로 ‘~하시오, ~합시다.’체를 사용하도록 했다. 다음은 경례구호에 이어 좋은 하루 되십시오.’ 등의 인사말 한 마디를 덧붙여 정감을 나누도록 하였다. 마지막 과제는 경청과 칭찬 등 올바른 군대예절의 생활화였다. 하급자의 인격 무시를 지휘방편으로 여기는 악습에서 벗어나 그들 의견도 경청해야 장병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부대활동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것이고, 책임의식 강한 선진군대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처음에는 가까운 참모들부터 예하 지휘관과 간부, 병사들 대부분 이 운동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상급부대 지휘관과 참모, 예비역들도 나서서 군대 망친다. 쇼한다.’는 등 우려와 반대 여론몰이를 하였다. 그러나 정 장군은 확신과 신념을 담은 계급별 지휘서신을 수차례에 걸쳐 전 부대에 보냈고, 사단 직할부대는 직접 실천상황을 점검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었기에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아 병영문화가 강압적, 형식적 질서에서 존중과 배려의 우호적 질서로 바뀌기 시작했다.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기쁨과 고충을 함께 나누는 대화가 이루어지니 군 기강 해이는커녕 형제와 같은 전우애로 뭉쳐져 사기도 높아졌다. 이를 우연히 알게 된 고려대 서지문 교수는 부드럽지만 강한 군대를 보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동아일보에 게재했다. 또한 KBS 1TV 9시 뉴스에서도 병사들 간에 서로 존댓말을 하는 부대가 있습니다. 선임병이 김 일병 청소 같이 합시다.’라고 말하면 후임병은 선임병에게 자를 붙여 최상의 예우를 합니다. 이에 구타 등 군내 사건 사고가 60%나 줄고, 신뢰가 생겨 사기도 높아졌습니다.‘ 라고 보도했다. 상존배 운동 효과는 단순히 군내 사건 사고를 줄인 것만이 아니었다. 병사들의 자존감 회복으로 자율성이 제고되자 전투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음을 전투지휘검열과 훈련평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상호존중과 배려의 선진병영문화 정착 기념비 제막


운동의 습관화·내면화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극과 경쟁이 필요했다. 그래서 전 장병에게 소감문을 작성 발표토록 하고, 웅변대회, 표어·포스터 공모전,장병이 직접 작곡한 상존배 운동 로고송 바꿔나가요함께 만들어요경연대회를 열었다. 또한 상호존중과 배려 병영문화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였으며 사단 주임원사를 비롯한 부사관 3명이 예하 부대를 방문해 하룻밤 묵으며 상호존중과 배려운동 정착 여부를 평가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합격한 부대는 지역 기관장과 부모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상존배 운동 정착 인증서를 수여하고 운동 시행에 따른 모든 자료들을 타임캡슐에 넣었다. 드디어 2005810, 운동 시작 2년 만에 상호존중과 배려운동 사단 정착 선포식을 가졌다. 이 날의 감격을 사단장은 기념사에 오롯이 담아 부하장병들에게 전했다.


·폐습은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되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노력해 왔어도 사람이 바뀌고, 가꾸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선포식을 우리가 이룩한 병영문화 성과에 대해 스스로 대견해하면서 지속적으로 정착시켜 나가자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그 각오를 타임캡슐에 담았습니다. 10년 후 다시 이 자리에서 재회의 날을 가질 때, 우리의 다짐과 노력이 대한민국 군대의 병영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었음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합시다.”


 


장군이 병사들에게 큰절하는 재회의 날


그러면서 사단 영내에 타임캡슐을 묻고 10년 뒤 재회의 날에 개봉하며 동참해준 병사들에게 사단장이 큰절을 할 것임을 약속하였다. 2015년이 바로 그 10년이 되는 해이다. 이후 육군훈련소장과 제6군단장으로 재임하면서 일관되게 상존배 운동을 전개하다가 전역한 정두근 장군은 이제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총재 자격으로 다시 32사단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리고 참가자 모두가 함께 큰절을 하는 감동을 나눌 것이다. 아래 행사 일정을 참조하여 많은 회원들이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육군 32사단 상존배 병영문화운동 정착10주년 기념 재회의 날


일시 : 201588() 13:00~18:00


장소 : 보병 제32사단 강당, 간부식당


참석 대상


   1.지역 기관장 및 상존배 운동본부 회원


   2.32사단 현역 장병(희망자)


   3.백룡부대 전우회(200310~20051132사단 근무 장병들을 찾습니다.)


주요 행사 : 상존배 운동 10주년 기념식과 타임캡슐 오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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