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5-06-01 15:55:52
  • 수정 2015-06-04 19:52:49
기사수정



요즘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 가면 다섯 가지 먹물을 품은 오채묵향(五彩墨香)’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여든 나이에도 여전히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우현 송영방 화백(1936~ )의 전시회가 오는 628일까지 열리는 것이다. 송 화백은 문인화의 정신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매화, 대나무 등의 사군자와 화조화에서는 은은한 묵향(墨香)과 문기(文氣) 어린 감흥이 배어난다. 오채(五彩)는 먹물이 품은 다섯 가지 색을 말한다. 농담(濃淡)과 건습(乾濕), 그리고 초(). 색의 짙고 옅음, 마르고 습함, 아주 짙게 검은 다섯 가지 먹색의 풍부한 변화에 은은한 묵향(墨香)을 입혀 작품에 기품 넘치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또 송 화백의 동물화는 해학적이고 정감 넘치는 표현이 돋보인다. 특히 인물과 동물화에서는 우리 민족의 소박한 모습과 기질의 한국적인 감성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화가의 예술적 성향과 작품에 담긴 격조 높은 세계를 일반인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미술관에 가면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야 작품을 올바로 감상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 감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을 큐레이터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 큐레이터는 전시기획자를 말하는 것이다. 큐레이터는 전시 테마를 정하고, 전시 방향을 잡으며, 전시할 작가들을 섭외하는 일을 주로 한다.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친절히 설명해주는 사람은 도슨트라고 한다. 도슨트(docent)는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 도슨트( docent)는 전시물을 비롯해 작가 등에 대한 설명을 알기 쉽게 제공하는 사람이라 하겠다. 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미술관에서 차지하는 도슨트의 역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는 전문자원봉사자라 할 도슨트 지망자를 선발해 일정한 교육을 시킨 후 일반 관람객들에게 전시물과 작가 등을 두루 안내하는 일을 맡기고 있다. 그렇기에 미술관 도슨트는 반드시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미술에 대한 관심과 소양을 어느 정도 갖추고, 봉사하려는 마음가짐을 갖추고 있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미술관에서 전문교육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그 중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도슨트가 박병천 예비역 장군이다. 장군의 이미지와 도슨트의 이미지는 쉽게 이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박 장군은 군에서 평생을 헌신하고 예편 후 다시 도슨트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현재 ()참맛 부회장으로 사업에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오랜 군생활로 이타심이 몸에 배어 있기에 매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과천 국립미술관에서 미술 해설을 하는 박 장군을 기자가 찾아간 것은 지난 525일 석가탄신일이었다. 이날은 월요일이라 미술관 휴관일이었지만 휴일을 맞아 미술관을 찾고자 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특별히 문을 열었고, 박 장군 역시 휴일을 반납하고 근무를 자원하였다고 한다.


또 박 장군은 상존배 출범 당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상존배 운동을 후원하는 자문위원이기에 정두근 총재 부부와 역시 상존배 자문위원인 이후득 (재)조은문화재단 상임이사 부부를 비롯해 몇몇 상존배 후원이 동행하였다.



평소 온화한 표정과 듣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울림 깊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기 높은 박 장군의 작품 해설에 매료된 관람객들은 박 장군 주위에 마치 초등학생처럼 모여들어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귀를 열었다. 송영방 화백의 산수화는 사실적 표현보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자연에 대한 감흥을 실경에 의탁한 표현이기에 다소 난해하였지만 박 장군의 해설을 듣노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가 장군임을 모르는 일반 관람객들은 누구나 미술선생님 출신으로 믿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쉽게 전달하였다. 게다가 작품에 담긴 인간과 자연,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존중과 배려의 자세로 풀어내는 탁월한 해설 능력을 보였다.


장군과 도슨트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기자의 선입견은 완전한 기우에 불과했다. 편안함만을 추구하기보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보람을 찾고자 노력했을 박 장군의 삶에 대한 진지함이 기자를 부끄럽게 만든 시간이었다.



또한 이날 정 총재는 미술관에서 뜻 깊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정 총재가 32사단장 취임 후 처음 상존배 병영문화운동을 시작하였을 때 31살 늦은 나이에 입대해 법당 군종병으로 복무하던 정지용 변호사가 찾아온 것이다. 그는 나이 어린 선임병들로부터 폭력과 폭언 등의 병영악습에 시달리다가 상존배 운동이 시작되어 비로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정 총재에게 진심어린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자신이야말로 상존배 운동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며 함께 온 부인과 어린 아들에게도 정 총재에게 감사인사를 드리도록 하였다. 제대 후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현재 제주은행 준법감사실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상존배 운동의 수혜자에서 이제는 시혜자가 되고 싶다며 상존배 운동본부 무료 법률서비스를 맡겠다고 자청하는 한편, 금년 8832사단에서 있을 상존배 운동 정착기념 10주년 타임캡슐 개봉행사에 참석할 것을 약속하였다. 상존배 운동의 결실은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맺어지고 있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rrcc.org/news/view.php?idx=35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상존배 바로가기메뉴 공지사항바로가기 교육신청 언론보도 로고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