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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9-28 01:15:04
  • 수정 2016-09-30 02: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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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지방 사람들이 한양 나들이에 나서면 한양 턱밑 남태령에 이르러 겁을 먹고 “과천부터 기어간다.”고 하였다. 한양가면 코 베어간다고 하여 과천부터 코를 움켜쥐고 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어쨌든 이는 과천이 오래 전부터 한양 가는 길목이었음을 뜻한다.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으로 빛이 많이 바래기는 했지만 지금도 행정도시 이미지가 강하고, 그린벨트가 도시의 80퍼센트 가까운 전원도시로 수도권 최고의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과천은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는 서울의 정부기능을 분산시키기 위한 계획도시였다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전화도 서울과 같은 지역번호 ‘02’를 사용하고, 시민들의 생활권이 대부분 서울이다 보니 베드타운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는 과천에 있는 많은 시설물들의 명칭도 앞에 과천이 아닌 서울이 붙는다.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남서울화훼단지 등이 그러하다. 이에 과천 아예모(아침을 여는 문화예술인들의 모임. 회장 최종수)에서는 과천의 도시브랜드 가치 창출을 통해 정체성을 찾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고문으로 아예모를 이끄는 최종수 회장은 선조들이 조선 초 과천에 터를 잡은 이후 600년 동안 과천을 떠난 적이 없는 과천 토박이이다. 과천문화원장과 과천향교 전교를 지냈고, 과천에서 말년을 보낸 추사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일본에 있던 추사 유품과 작품 2천 여 점을 개인의 힘으로 반환 받아와 과천시에 추사박물관을 건립하도록 한 과천의 어른이기도 하다. 현재는 과천에 본부를 둔 ()한국효문화센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의 효문화 창달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16명의 아예모 회원들은 지난해에 과천의 아침을 열다.”라는 주제로 회원전을 주최하였고, 올해 시 승격 30주년을 맞이하여 과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과천의 꿈을 설계한 회원전 과천몽(果川夢)’927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열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선 높이 180에 폭 600센티미터나 되는 화선지에 먹으로 쓴 푸르른 과천이라는 시가 관람객들을 품에 안 듯 펼쳐져 있다. 과천문인협회장을 역임한 이경은 회원이 지은 시를 동양미학을 전공한 철학박사이자 추사김정희선생기념사업회 감사인 서예가 이필숙 회원이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다. 그리고 그 앞에는 과천의 유래와 태동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에서 과천신도시건설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사진과 책자, 과천에서 열렸던 각종 행사 팸플릿, MC로지스틱스회장으로 미술품수집가인 구숭완 회원의 수필집 구수한 설풀이와 다른 아예모 회원들의 저서, 지역신문 창간호, 문서 등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과천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이 소중한 자료들은 아예모 최종수 회장과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이며 얼마 전까지 과천문화원장으로 봉사한 이영구 회원, 책 수집가 안정웅 회원이 소중히 간직해오던 것들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과천시 초대지부장을 역임한 생태사진가 조용철 회원은 창공을 나는 독수리 사진을 전시해 관악산과 청계산 정기를 받아 비상하는 과천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역시 한국사진작가협회 과천지부장을 맡았었고, 수년 째 과천지역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무료로 영정사진을 찍어 액자에까지 넣어 전해드리는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박태호 회원은 이날도 평소처럼 자신을 낮춘 채 전시장 분위기를 사진 기록으로 남기고자 바삐 움직였다. 아예모는 회원들의 말처럼 순수 민간 동아리임에 틀림없지만 개개인의 면모를 들여다보면 제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중앙미술대전 특선을 한 수다미술관장 강경규 회원을 비롯해 탄탄한 내공이 쌓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모여 큰 꿈을 이루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사비까지 각출하는 열정으로 준비한 이 전시회에서 아예모 회원들은 과천의 꿈, 과천이 지향해야 할 미래를 여덟 가지 테마로 제시하였다.




과천에 밥 먹으러 가자.” - 제안자 이성재(경영컨설팅 인더넷대표 / 전 과천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선바위역과 경마장역 사이 약 20만평에서 세계음식문화 페스티벌을 개최함으로써 월드푸드시티를 조성한다.

과천아트센터 건립과 아트페어를 꿈꾸다.” - 제안자 송인호(경기과학기술대 시각정보디자인과 교수 / 한국일러스트학회 부회장)

정부청사 앞 넓은 빈터에 시민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관악산 전경이 가려지지 않도록 지하아트센터를 건립해 자연의 숨결과 상상의 꿈결이 펼쳐지는 복합예술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과천을 세계현대예술의 중심지로 만든다.

세계전통놀이박람회 문화종주국 대한민국, 그리고 과천” - 제안자 문미옥(서울여대 아동학과 교수 / 아해한국전통문화어린이박물관장)

시민회관 앞마당부터 아해박물관 아해숲까지를 세계전통놀이와 현대놀이를 체험하는 거리로 조성하고, 세계전통놀이박람회를 개최해 과천을 문화융성의 핵심도시로 자리매김한다.

슬로우 시티 과천, 무동머리에 꽃피우다.” - 제안자 오은명(한뫼국악예술단장 /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4)

비운의 아버지 사도세자를 찾아 화성으로 가던 정조대왕의 능행길 과천에서 대왕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시작한 과천무동답교놀이를 중심으로 효와 민속예술의 융합마당을 조성함으로써 과천을 인간의 보편적 가치 효의 중심도시로 부각시킨다.

과천을 맛보다.” - 제안자 이경은(수필가 / 전 과천문인협회장)

세계음식 푸드 트럭 100여대를 대공원 가는 길가에 배치해 세계 각국의 음악을 들려주며 먹을거리를 제공해 볼거리 즐길거리와 함께 삼박자가 하모니를 이루는 푸드 존 조성으로 지역 문화와 경제를 활성화시킨다.

삶의 휴식과 재충전의 도시, 과천” - 제안자 김재선(동양화가 /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관악산, 청계산, 우면산, 양재천 둘레길 확장과 경마장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체험시설, 사기막골 도자기 마을 조성, 사찰음식 체험, 미술관과 박물관 갤러리를 활용한 문화체험 등으로 과천시 전체를 휴양도시화한다.

웰컴 투 과천” - 제안자 오수경(인하공업전문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한국관광개발원 이사)

양재천 꽃길과 들레길 걷기, 미술관과 박물관 투어, 승마체험, 세계음식 맛보기, 전통문화체험 등 스토리가 넘치는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해 누구나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과천으로 만든다.

전통놀이의 메카 과천” - 제안자 김대균(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과천의 문화유산 무동답교놀이와 관악산 청계산 나무꾼들의 애환이 담긴 과천나무꾼놀이, 과천을 본향으로 하는 마당놀이의 꽃 전통줄타기 등을 보존 계승하는 상설공연장 건립으로 문화도시 과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아예모가 제안하는 이 여덟 가지는 과천의 특성을 극대화한 과천의 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특성화를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지방분권시대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하겠다. 그렇기에 과천시민뿐 아니라 지역문화와 경제발전에 관심을 갖고 내일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전시회이다. 과천시민회관 2층 갤러리 마루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101()까지 계속된다.




 


(사진 위부터 아래로)

 

신계용 과천시장에게 전시회 내용을 설명하는 아예모 최종수 회장과 이성재 회원, 송인호 회원, 문미옥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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