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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2-10 23:26:14
  • 수정 2013-12-10 23: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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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시대에는 유교 교육기관을 국학 또는 태학감이라 했는데, 고려에 이르러 이를 성균관이라 개칭했다. 조선 건국 이후의 교육기관으로는 이 성균관 외에 향교, 서원, 4부 학당이 더 있었다. 이 가운데 향교와 서원은 지방에만 있었다. 사립학교의 일종인 서원과 달리 향교는 공립학교였기에 성균관처럼 공자와 성인의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大成殿)과 유생들이 학문을 배우는 명륜당(明倫堂)으로 구분한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중심으로 좌우에 안자, 자사, 증자, 맹자의 위패를, 동서로는 우리나라의 대학자 최치원, 정몽주, 조광조, 송시열, 이황, 이이 선생 등 18현의 위패를 모셨다. 유생들이 본받아야 할 스승들을 모시고 기리기 위해서이다. 일본 식민지 시절에는 향교가 강제 폐쇄당해 제사 공간으로만 남는 수모를 겪기도 했으나 현재까지 전국에 234개의 향교가 있어 전통교육의 맥을 잇고 있다. 그중 향교를 유림들의 공간에서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적극 개방하여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과천향교(전교 최종수. www.ghyang.kr)를 찾아가 보았다. 

 

기 자 : 향교가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 자리 잡고 있어서 마치 산사에 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전 교 : 그렇죠. 우리 과천 향교는 태조 7년인 1398년에 창건한 유서 깊은 향교입니다. 1944년에 시흥군의 3개 향교를 과천향교로 합병하여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죠.

부전교 : 옛날 시흥군이라 하면 현재 과천, 안양, 군포, 의왕, 시흥, 안산, 광명 7개 시를 말합니다. 제가 향교 바로 아래에 있는 100년 전통의 과천초등학교 40회 졸업생인데 우리 젊을 때만 해도 지금 정부종합청사 자리가 모두 과천향교 토지였을 정도로 큰 향교였습니다.

기 자 : 정부종합청사가 향교 규모를 축소시킨 셈이네요. 과천 향교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십니까?

전 교 :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향교 임원과 유림들이 분향제를 지내는데 일반인들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자님 기일인 511일과 탄강일인 928일에 석전대제를 봉행하죠. 이를 종교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거부감을 갖는 분들도 있는데, 부모를 모시듯 스승에 대한 존경과 예를 갖추는 전통의식이니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또 경로사상을 계승하고자 어르신들을 모시는 잔치 기로연(기로연), 전통혼례, 성년례,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충효예절교육이 연중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 부전교께서는 유도회(儒道會) 과천지부 회장을 맡고 계셔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학교육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부전교 : 유도회에서는 매주 모여 공부하는 강좌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40명 가까운 여성회원들이 모여 공부하고 있죠. 그렇지만 전교께서는 향교를 유림 중심의 폐쇄적 운영에서 벗어나 많은 학생과 시민에게 개방하라고 늘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과천향교는 전통문화아카데미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인성교육과 문화, 고전, 예절교육은 물론이고, 외부 저명인사들을 초청하는 교양강좌도 계속 이어지지요. 특히 향교 리빙은 향교에서 23일 동안 선비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충, , 예를 기본으로 하는 즐거움이 가득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기 자 :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유학의 근본인 인의예지(仁義禮智)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바로 상호 존중과 배려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과천향교는 유학을 역사 유물이 아닌, 반드시 계승해야 할 정신문화로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기쁩니다.

전 교 : 감사합니다.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와 향교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염치를 알고 어른과 스승을 존경하도록 하는 일도 존중과 배려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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