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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1-19 21: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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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 정봉경(안양 백영고 2학년)

bong4bong@naver.com 

 

 



  예비 고3, 그토록 피하고 싶었건만 결국 나에게도 예비 고3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제 들리는 이야기는 온통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뿐이다. 이로 인한 중압감을 달래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3은 더 이상 존중의 대상이 아니다. 일 년 뒤 교문을 울긋불긋하게 장식하는 대학합격 축하 현수막에 훈장처럼 이름을 올리는 소수가 될 것이냐, 소수의 들러리가 되어 축 처진 어깨로 교정을 떠나는 다수가 될 것이냐를 강요당하는 날들이 남았을 뿐이다.

   ()3을 괴롭히는 것은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의 ‘3()’가 아니라 Go학원·Go독서실·Go대학의 ‘3()’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성적에 따른 줄 세우기뿐이니 이 ‘3()’를 피할 길이 없다. ‘No!'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 다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 일이 없어 다시 좌절할 수밖에 없다. 좌절하는 다수를 위한 존중과 배려가 사라진 적자생존의 냉혹한 현실은 ()3’에게 끊임없이 ‘3()’를 강요한다. 왜 그래야 하는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아니 지겹도록 들은 이야기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수도권 대학 입시 평균경쟁률이 101이라는 현실을 왜 외면하느냐는 것이다.

   좌절해야만 하는 다수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은 정녕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이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청소년의 인성 가꾸기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일까? 교육만으로 청소년들에게 일상어가 된 스트레스 해소용 욕설이 순화될 수 있으리라 믿는 것일까? ‘3 직업병감염 바이러스가 병원 치료로 가능하다고 보는 것일까?

   행복한 고3’이고 싶다. 3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입시경쟁으로만 내몰기 이전에 적성 찾기 기회를 보장하고, 대학입시에 실패했을 때 적성을 살리는 사회 적응법을 알려주는 교육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나는 지금 독서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남들은 열공하는 줄 알 것이다. 잠시 후에는 답답하지만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다시 열공할 것이다. 그러나 내 후배들만큼은 친구들과 경쟁하기보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동행하는 행복한 고3’을 맞이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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