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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1-19 21: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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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업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진출을 시작하여, 2002년 중국의 WTO 가입과 더불어 더울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과 함께 G2 시대를 이끌고 있는 중국은 분명 매력적인 시장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량은 20년 동안 35배나 증가하여 전체 교역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을 합친 교역량보다 많다. 중국 입장에서도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홍콩에 이어 4대 교역국이다.

   그러나 대중 교역이 항상 장밋빛만은 아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가장 힘겨워하는 일은 사람관리이다. 환경과 문화, 민족성 탓으로 단순히 넘기기에는 너무나 큰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중국 3대 도시로 인구 1200만 명의 거대도시 선전(Shenzhen 深川)을 찾았다.

   중국 광둥성(Guangdong 廣東省)을 대표하는 경제특구 선전은 홍콩에서 기차로 불과 40분 만에 도착하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세계 500대 기업 중 180여개 기업이 투자하고 있다. 한국기업에게도 금융, 물류, 세제 등을 지원하며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도시다.  

 

  선전을 찾은 것은 12월 중순이었지만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에 장맛비처럼 내리는 비를 맞고 사전에 연락한 한국 반도체회사 ABOV를 방문했다. 한국의 대기업 반도체회사 부사장까지 지냈던 채재호 사장은 기자를 만나 허심탄회하게 중국 진출 한국기업의 애환을 털어놓았다. 예상대로 가장 큰 고민은 사람 관리였다.

   중국 근로자들은 회사의 미래가치보다 당장의 월급에 따라 움직이기에 이직률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잦은 이직은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회사가 교육훈련에 투자한 비용이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 주어진 업무 외에는 나서지 않는 소극성으로 인해 문제해결의지가 약하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중국 근로자들의 이러한 성향은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측면도 강하다고 한다. 선전의 근로자 대부분은 경제특구 드림을 찾아 중국 전역에서 모인 사람들인데 반도체 회사 평균임금 4000위안(한화 70여만 원)에서 절반인 2000위안을 방 한 칸 월세로 지불해야하니 가난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그나마 그들이 한국기업을 선호하는 까닭은 회식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밥값을 아끼지 않고는 저축이 어려운 그들에게 채 사장은 한 달에 한두 차례 회식을 시켜 주는데, 근로자들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실정이었다. 중국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들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채 사장은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을 중국으로도 확산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중국 근로자들에게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든다면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도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자는 선전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IMF 극복을 위한 금 모으기 운동에 대부분의 국민이 동참했던 한국을 경이롭게 바라보았던 중국을 떠올렸다. 문화혁명 등의 고통을 견디며 나와 가족의 생존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중국인들에게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으로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르친다면 이는 개인과 기업의 발전은 물론이고, 한중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에도 크게 이바지하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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