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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16 09: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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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7일 이른 아침, 과천 경마장을 끼고 돌아 산자락으로 들어가니 청계산 자락의 삼포마을이 나타났다. 이 한적한 마을 복판의 노인회관 옆에서 어르신들 장수사진을 찍어주는 범상치 않은 사람이 있었다. 적당히 기른 흰 수염에서 예술가 풍모가 물씬 풍겨나는 이 사람은 ()한국사진작가협회 과천지부장을 맡고 있는 사진작가 박태호(68)씨이다.


 ()한국효문화센터(회장 최종수 www.hyo-culture.kr)의 효문화운동 중 하나인 어르신 장수사진 찍어드리기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박 지부장은 사진을 찍고 액자까지 자비로 제작해 전해드리고 있었다. 그는 이 일을 새 삶을 준 하늘과 사돈께 보답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9년 전 간암에 걸려 사경을 헤매다가 혈액형이 같은, 며느리의 오빠가 기증한 간을 이식해 새 생명을 얻자 남은 생은 뜻있는 일만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찾은 곳이 장애인 복지관으로 장애인들을 직접 자신의 스튜디오로 모셔다가 사진 찍어주는 일을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장수사진 찍는 일을 도와달라는 효문화센터 최 회장의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여 수년째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장수사진이야말로 효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흔히 영정사진이라 하면 어르신들이 거부감을 갖지만 장수사진을 찍어 집안에 걸어두면 자식들이 들락거리며 부모님 사진을 보고 공경심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노인회관을 돌며 사진을 찍어드리는 것이야말로 어르신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며 효가 아니겠냐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 97세인 김우연 할아버지는 이미 여러 차례 이런 사진을 찍었다고 처음에는 사양했으나, 효문화센터 직원들이 사진 찍기 전에 화장까지 시켜드리자 흡족해 하시며 영정사진이 아니라 장수사진이라 찍는다는 농담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 지부장은 얼마 전 개인 스튜디오까지 아들에게 물려주었으니, 자신은 오로지 봉사하는 보람에서 덤으로 얻은 삶의 의미를 찾을 것이라며 서둘러 카메라를 챙겨 다른 노인회관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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