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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16 0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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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마의 해가 시작된 지난 110KBS TV 인기 프로그램 ‘VJ 특공대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의 특별한 삶을 소개했다. 이날 ‘VJ 특공대가 찾아낸 로버트 박(한국명 박종선)은 흔히 줌마렐라로 불린다. 아줌마들을 영어 신데렐라로 만들어준다 하여 붙은 별명이다. 어머니 영어 강의 경력만 30년이고, 그동안 그에게 영어를 배운 어머니들이 만 명에 이르니 그런 별명이 붙을 만도 하다.


 로버트 박은 비행기 기장이었던 아버지의 역마살 때문에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나 자랐다. 당연히 미국 시민권자였고 외아들이다보니 한국에 올 일도 거의 없었는데, 그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20살 젊은 나이에 귀국한 것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었다. 국회의원을 지낸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집보다 하늘에서 보낸 날이 더 많았던 아버지도 자식이 미국인이기보다는 한국인이 되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부모님의 나라 한국 대학은 5공화국 독재에 대한 학생들의 저항이 극심해 미국에서 보았던 캠퍼스 모습이 아니었다. 시위대에 휩쓸려 동작 빠르게 움직이지 못해 경찰서에 끌려갔다가 강제징집을 당해 상상도 못했던 GOP 근무까지 했다. 전역 후에 복학하였지만 대학 친구들보다는 이태원에 나가 미국 친구들 사귀는 일이 훨씬 즐거웠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미8군 소속 미군장교들의 한국인 부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한국인 부인들은 이태원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해방촌 일대의 판자촌을 보여주었다. 뉴욕 할렘가를 떠올리게 하는 삶에 충격 받은 그는 판자촌 사람들을 도울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군 장교부인들과 함께 쌀기부 운동을 시작했고, 30년 넘게 이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어머니 영어 출강 요청이 오면 쌀기부에 동참하겠다는 다짐을 받고서야 응한다. 자신은 영어 재능기부를 하면서도 어머니들과 똑같이 회비를 내 어머니들이 직접 관리하도록 하고, 그 지역 저소득층에게 쌀기부하는 일을 한 해도 거른 적이 없다. 서울 용산, 구로, 영등포, 관악, 양천구 등과 부천, 인천 계양, 연수, 안양 평촌, 시흥, 수원 등이 그가 쌀기부를 해온 곳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주로 시흥과 서울 양천구 문화원에 어머니 영어 강좌를 개설하고 그 어머니들과 함께 쌀기부 운동을 하였기에 양천구 문화원에서는 2014년 상반기 올해의 인물로 로버트 박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상존배 운동을 뒤늦게 안 그는 상호존중과 배려를 조직화 체계화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감사를 표시하며 망설임 없이 회원가입을 하였다.


 로버트 박처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세상의 소금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기에 세상은 아름다운 지도 모른다. 상존배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는 이처럼 상호존중과 배려를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아 힘을 모으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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