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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4-24 09:02:00
  • 수정 2015-04-24 09: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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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띠는 왠지 낯설지 않은 정겨운 묻어나는 말이다. 아름다운 띠를 줄인 인력거 이름이면서도 아저씨를 부르는 유아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인력거라면 학창시절 공부한 현진건 소설 운수 좋은 날때문인지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인력거꾼이 먼저 떠오른다. 호기심에 서울의 한복판 북촌(가회동, 삼청동 일대)과 서촌(효자동, 인왕산 일대) 거리를 한가롭게 오가는 아띠인력거를 타보니 인력거꾼은 소설 속에서 아픈 마누라 약값 한 푼 더 벌겠다고 악다구니 쓰는 김첨지가 아니었다. 호칭도 인력거꾼이 아닌 아띠 라이더라 하여 세련미를 풍긴다. 손님을 3명까지 태울 수 있는 의자에 파란 지붕을 덮은 세 바퀴 인력거 페달을 밟는 건강함에는 신바람이 일었다. ‘아띠 라이더는 손님의 말벗이 되어 진지하게, 때론 농을 섞어 유쾌한 분위기를 이끈다. 연인들이 즐기기 좋은 로맨스코스’, 어르신들에게는 옛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과거를 몸소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역사코스’, 정감 넘치는 한옥마을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166번지코스에 따른 이야깃거리도 넘쳐난다. ‘아띠는 행복을 싣고 달린다.’는 말처럼 아띠인력거는 타고 내리는 곳이 자유롭고, 길 걷는 사람들이 위험을 느끼지 않도록 적절히 속도 조절을 하거나 멈추어 서는 배려를 한다. 디지털 문명의 속도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선물한다. ‘아띠 인력거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 누구인가 궁금하기에 물어물어 그를 찾았다. 31살 총각인 아띠인력거창업자 이인재 대표를 만났더니 뜻밖에도 상존배 정두근 총재를 알고 있었다.



이 대표 : 제가 6군단 기갑여단에서 군복무를 하였는데 정두근 장군께서 군단장으로 부임하시면서 상호존중과 배려의 병영문화운동을 시작하셨어요. 기상나팔소리가 상존배 로고송 바꿔나가요로 바뀌면서 부대 분위기가 훨씬 밝아졌죠.


 


기자 : 상존배 운동을 직접 체험하였다니 반갑네요. 혹시 상존배 운동을 한 것이 전역 후의 삶에서도 도움이 되던가요?


이 대표 : 물론이죠. 제가 미국 보스턴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그곳에서 처음 인력거 아르바이트를 해보니 다양한 배경을 가진 라이더들이 있었어요. 인력거라는 공감대가 있기도 했지만 존중과 배려가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음을 군에서 이미 깨우쳤기에 인종과 나이, 성별을 뛰어넘어 모두 친하게 지낼 수 있었고, 유학을 마친 후 제가 인력거 사업에 도전한 계기가 되었어요. 또 이 사업을 하면서도 제가 라이더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존중과 배려입니다.


 


기자 : 인력거와 존중과 배려, 얼핏 와 닿지 않네요.


이 대표 : ‘아띠인력거를 처음 시작한 것이 20127월입니다. 처음 인력거 두 대를 갖고 시작했는데 지금 스무 대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제가 35명의 라이더들과 함께 수입보다 손님은 물론 보행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더 중요하게 여긴 덕분이리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는 불친절한 택시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말을 해요. 승차거부나 과속은 절대 안 되고, 손님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모셔드리고, 손님을 피곤하게 하는 정치 이야기 등을 하지 말 것 등이죠. 또 즐기며 일을 해야 존중과 배려도 가능하기 때문에 신입 라이더도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기며 찰나의 만남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기준으로 선발합니다.


 


기자 :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어떻게 판단하죠?


이 대표 : 우선 지원할 때 내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에세이를 제출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저와 라이더들이 함께 심층면접을 하죠. 선발 다음에도 인력거를 몰기 전에 7일 동안 교육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무론 수시로 재교육도 하죠. 또 운전이나 서비스에 미숙한 신참 라이더가 끄는 인력거에 탄 손님에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기자 : 인력거를 관광상품으로 재발견한 아이디어가 놀랍네요.


이 대표 : 사실 외국에서는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제가 있던 보스턴뿐만 아니라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적인 도시에는 약 천 대씩의 인력거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제가 이 사업 시작 후 채 일 년이 안 되어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서 저에게 대상을 주데요.(웃음) 덕분에 사업에 탄력을 받기는 했죠.



기자 : 인력거 사업을 하며 특별한 어려움이나 아쉬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 대표 : 법과 제도의 정비입니다. '빠름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에 느림조용한 열정으로 호응 받고 있으니 이제는 인력거 사업을 명문화해 제도적 뒷받침을 할 때입니다. 그리고 여러 지자체에서 인력거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저를 찾는데, 이를 수익사업으로만 접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인력거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 도시와 사람,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사업으로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소통의 전제 조건은 상호존중과 배려라고 말씀드릴 수 있으니 인력거 사업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에 따른 가치관 정립부터 하셨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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