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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6-15 06:26:58
  • 수정 2015-06-15 06: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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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를 타고 대전-당진고속도로 남세종 나들목에서 나가 유성 방향으로 5분가량 가면 계룡산 줄기 갑하산 기슭에 불교도량 구암사가 있다.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일체 중생의 안락과 태평과 행복을 위하여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구암사는 특히 국수 봉사로 많이 알려진 절이다. 1989년부터 지금까지 인근의 육군 32사단 훈련병들에게 매주 국수 공양을 하고 있으며, 대전 현충원에서는 유가족과 참배객들에게 매일 점심 국수 봉양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대전 충남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국수 공양을 한 것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연간 약 15만 명에게 국수 공양을 하면서 부처님의 사랑과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611일 구암사를 찾았다.




국수 스님으로 널리 알려진 구암사 주지 북천 스님(사진)()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정두근 총재와도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었다. 정 총재가 32사단장으로 부임한 2003년에 이미 사단 훈련병들에게 국수 공양을 하고 있던 북천 스님은 당시 상호존중과 배려의 선진병영문화운동을 막 시작한 사단장의 뜻에 공감하고 큰 힘을 실어주었다고 한다. 계급 상하 간에 서로 존중어와 정감어린 인사말 사용을 생활화하여 병영폭력을 근절하고 소통하는 전우애로 강한 군대를 만들자는 사단장의 뜻을 처음부터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획일화된 상명하복의 명령체계에 길들여져 있던 군내외의 많은 사람들은 군기를 해치는 운동이라며 비판하였고 심지어는 중단 압력을 가할 때, 사단장의 고뇌에 찬 결단을 존중하고 용기를 북돋우어준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한 명이 바로 북천 스님이었다.



오랜만에 구암사를 방문한 정 총재를 반갑게 맞이한 스님은 상호존중과 배려야말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임을 강조하였다. 스님은 지금도 상존배 신문과 홈페이지를 통해 상존배 활동 내용을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소나무씨도 발아하려면 오랜 시간 비바람을 이겨내야 하듯이 운동에 따른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 운동이 머지않아 국가적 과제로 정착할 날이 반드시 올 것임을 믿고 그때까지 용기를 잃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스님이 국수공양을 하는 것은 바로 이 존중과 배려의 정신으로 부처님 사랑을 나누고자 함이었다. 훈련병들을 찾아가는 국수공양을 이미 27년 전에 시작한 까닭도 먹을 것에 따라 교회와 성당과 법당을 옮겨 다니는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매일 300~500 그릇 정도 말아주는 대전국립묘지 국수공양도 마찬가지이다. 구암사 가까이 있는 대전국립묘지에는 하루 평균 11기 정도의 유해를 안장하고 있는데, 외딴 곳이다 보니 유가족들이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자 스님이 직접 나선 것이다. 처음에는 봉사자들이 적어 하루걸러 국수공양을 하였으나 국가가 존재하는 한 국립묘지에는 누군가 묻힌다. 지금 이곳에 모셔진 사람들은 내 대신 목숨을 바친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처럼 고마운 사람의 유가족들이 굶고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스님의 호소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 달 만에 찾아온 봉사자가 150명이 넘어섰기에 국수공양을 매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스님은 국수공양에 따른 국가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있었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십시일반 시주에만 의존하고 있다. 국립묘지 참배객은 몰라도 최소한 안장식을 하는 유가족 식사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것이 맞지만 자신이 이 일을 맡음으로써 국민 세금을 국방력 강화에 쓸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스님의 바램이었다.


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화두는 이기적 탐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은 상호존중과 배려에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스님은 상호존중과 배려의 선진병영문화를 32사단에서 정착시키고 기념비와 함께 운동 시작과 경과, 그리고 성과물을 담은 타임캡슐을 10년이 지난 88일에 개봉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참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국수공양을 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날은 우리 삶을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으로 바꾸기 위한 상호존중과 배려운동의 역사와 가치를 되새기는 한편, 스님을 통해 나눔의 실천을 직접 확인하는 뜻 깊은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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