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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10-12 13: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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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5일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상존배 자문위원인 서예가 소운 박병옥의 대한민국 국회 기획초대전 바램이 열렸다. 국전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이기도 한 소운 선생은 이번 전시회가 한글날을 앞두고 열리기에 한글을 사랑하고, 서예를 즐기고, 나아가 문화를 생각하는 자리가 되도록 작품 선정에 고심을 하였다. 그렇기에 전시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글서예의 조형미와 한글이 주는 메시지를 음미해줄 것을 부탁하였다.


사람들 대부분은 획이 복잡한 한문을 잘 모르니까 오히려 멋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한글은 단순한 자음과 모음만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해야 하기에 무한한 서체 연구가 필요합니다.”


비단 그녀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서예의 긴 역사에서 한글서예 역사는 아직 일천하기에 한글의 예술성을 살리는 일은 흙을 꽃으로 변화시키는 과정만큼이나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창조 예술일 것이다.



소운 역시 서예가로서의 꿈을 키우던 초기에는 한자에 주력하였었다. 그러던 중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광장에 서 있는 문자기둥에서 평화라는 한글을 보면서 느낀 자랑스러움이 한글서체 연구에 대한 소명감으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이후로 소운은 한글 고체가 궁체로 변하는 과도기 작품을 본격적으로 연구해 오대산 상원사 중창권선문에 대한 고찰송강가사 판본이 서예계에 미친 영향에 대한 소고등의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학문적 성찰도 병행하였다. 아울러 판각서풍까지 두루 섭렵하였기에 소운 한글서예뿐 아니라 한문, 국한혼용, 전각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화하고 있다. 그렇기에 스승 소헌 정도준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소운의 고체에는 한문 전(), ()의 웅장함과 강건한 필력이 서려 있고, 흘림글씨에서도 한문 행(), ()의 활달한 운필이 엿보인다.”


서예에서의 창작은 고전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기에 고전(古典)과 창신(創新)의 융합이라 할 수 있다. 2천년 역사의 서예야말로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법고창신(法古創新)인 것이다. 이는 한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 이후 현재까지 한글의 변천을 면밀히 관찰하고, 판각에서 잘 읽혀지지 않는 붓의 궤적을 유추해보면 한글 역시 한문 전서와 예서 등의 운필을 참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글 글꼴의 변화와 창조를 위해 한문서예도 깊이 연구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바램, 배려, 나눔


소운 박병옥 선생의 이번 국회 기획초대전은 바램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그 바램은 곧 배려나눔이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파동과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소망을 이러한 낱말에 담은 것이다. ‘푸른 민족’, ‘담쟁이같은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글씨 하나하나를 전각에 새겨 화선지에 찍은 반야심경고대 와당문은 고려가 국난극복을 위해 팔만대장경을 판각한 것과 같은 정성과 신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글씨 조각조각을 도자로 구워 하나의 대작으로 형상화한 하늘만큼 땅만큼’, ‘창조등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서예와 공예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예술의 흥취에 빠져든다. 게다가 작가의 시대적 사명의식까지 글자 하나하나에 담겨 있으니 이번 서예전은 서예가 자칫 빠지기 쉬운 고답적인 인습의 틀을 과감히 깨는 즐거움까지 선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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