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3-10-11 14:47:49
  • 수정 2013-10-11 14:49:20
기사수정


일본에서 배운 존중과 배려문화

 

평소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던 나는 고2 겨울방학 때, 과천시 한일학생 교류단 모집공고를 보고 망설임 없이 신청하였다. 일본 가정에서 홈스테이하고 현지 학교에서 일본학생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시라하마정의 톤다중학교 수업이 첫 일정이었다. 등교하니 뜻밖에도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환영해주었다. 강당에 수백 명의 학생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쉬는 시간에도 뛰거나 소리 지르는 학생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다른 무엇보다 부끄러워한다는 일본인들의 존중과 배려문화를 첫날부터 실감하였다. 다음 일정인 타나베고등학교에서의 자율학습 모습도 우리와는 사뭇 달랐다. 질문거리가 많은 학생은 다른 학생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아예 교무실 앞 복도에서 자율학습을 하다가 담당선생님께 수시로 질문하였다.

홈스테이를 한 소방관 가족에게는 검소함이 배어있었다. 화장실 변기물을 내리면 변기 뒤에서 손 씻는 물이 나오고, 손 씻은 물을 다시 변기물로 사용하는 재활용 구조가 흥미로웠다. 또 밤에는 이불을 다섯 개 정도 깔고 덮을 만큼 추웠는데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유탄포라는 뜨거운 물주머니를 안고 잤다 

  지난 8월에는 일본에서 만난 친구들이 방한해 내가 경복궁 관광 안내를 하였다. 안내하며 계속 신경 쓰인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뚝뚝함과 조급함이었다. 정숙해야 할 궁궐에서 서로 밀치고 큰 소리로 떠드는 관람객들이 의외로 많았다. 궁궐 부속 건물의 쪽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상대가 먼저 나오기를 기다려 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들어서려고 서두르다 몸이 부딪치기 일쑤였고 사과하는 사람도 보기 어려웠다. 일본 친구들에게 이런 모습을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문제를 떠나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고쳐야 할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rrcc.org/news/view.php?idx=6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상존배 바로가기메뉴 공지사항바로가기 교육신청 언론보도 로고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