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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6-02 01:10:47
  • 수정 2015-09-21 13: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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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28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상존배 희방포럼이 열렸다. 이날 초청 강사는 충남 도지사를 네 차례나 역임해 직업이 도지사라고가지 불리는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이었다. 심 위원장은 상존배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2003년 정두근 총재가 32사단장으로 상존배 선진병영문화운동을 시작할 당시 심 위원장은 충남 도지사로 이 운동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상존배 운동을 지금까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심 위원장은 존중과 배려의 예화로 강의를 시작했다.



우동 한 그릇의 교훈


어느 해 섣달 그믐날, 일본 삿포로의 이름난 우동집에 허름한 차림새를 한 어머니가 두 아들 손을 잡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우동 한 그릇만을 시켰다. 주인은 싫은 내색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릇에 우동 세 덩어리를 넣어 갖다 주었다. 한 그릇에 우동 한 덩어리씩임을 모를 리 없는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두 아들에게 우동을 먹이고는 돌아갔다. 주인은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와 함께 마음속으로 이 힘든 날들을 반드시 이겨내시라고 빌었다. 세 모자는 다음해 섣달 그믐날도 찾아와 역시 한 그릇만 시켰다. 착한 주인 아내는 아예 세 그릇을 주자고 하였으나 주인은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 배려가 아니라며 이번에도 한 그릇에 우동 세 덩어리를 넣었다. 그 다음해 섣달그믐에도 찾아온 세 모자는 형편이 좀 나아졌는지 두 그릇을 시켰다. 그리고 다음 해에는 주인이 일부러 예약석까지 만들어 다른 손님을 받지 않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세 모자는 오지 않았다. 그렇게 10여 년 세월이 흐른 어느 해 섣달 그믐날, 드디어 세 모자가 나타났다. 그런데 세 모자는 더 이상 초라한 행색이 아니었다. 큰아들은 의사가 되어 삿포로 종합병원에 부임했고, 작은 아들은 은행에 입사했다며 굶던 시절 우동으로 배려해준 주인에게 감사인사를 하였다. 주인은 눈물을 흘리며 세 모자가 예전에 앉았던 자리로 안내하였고, 가게 안에 다른 사람들 모두 감동하였다. 이처럼 존중과 배려는 생색내지 않고 상대를 편안하게 배려하는 것이다.



장개석 총통과 송미령 여사


50년대 말 젊은 한국 외교관이 대만의 장개석 총통이 주재한 만찬에서 식사 중에 얼굴색이 변할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배추를 먹으려고 들었는데 큰 배추벌레가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외교관은 곧 놀란 표정을 감추고 태연하게 배추벌레까지 씹어 삼켰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주방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문책당할 것 같아 모른 척 그대로 먹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가까이 있던 총통 부인 송미령 여사가 이 외교관이 잠깐 놀라는 표정을 보았기에 만찬을 마친 후 비서를 보내 까닭을 물었다. 달리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외교관은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이 사실을 안 송 여사는 한국이 비록 전쟁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런 외교관이 있는 한 머지않아 부강한 국가를 이룰 것이라고 예언하며 우리나라와 관련된 일이라면 적극 나서서 도와주었다. 개인의 배려가 주위 사람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까지 제고 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상호존중과 배려의 선진병영문화


충남지사 시절 정 총재의 32사단에서 말이 행동을 바꿀 수 있음을 보았다. 사실 상존배 운동은 군에서 나오기 힘든 운동이었다. 당시 충남에서도 충남정신 발현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충남 정신이란 곧 충절정신이었다. 그런데 이 충절정신을 고양시킬 마땅한 실천 방안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고심하고 있었는데 그 해답이 바로 상호존중과 배려임을 정 총재를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의 미래 세대를 가르치는 일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군대에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기초를 상존배 운동으로 가르친다면 상존배 운동은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것이다. 아쉬움에서 하는 말이지만 만일 정 총재의 상존배 병영문화운동이 그때 전군으로 확산되었다면 작년에 연달아 일어났던 병영사고도 없었을 것이다.



삼재사상(三才思想)의 회복


산업화 이후 누적되어온 우리 사회의 위기가 작년에 세월호 사건으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인성 상실이다. 이 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지켜왔던 삼재사상을 다시 정리해 되살려야 한다. '예기(禮記)'에서는 이 삼재를 "사람이 하늘·땅과 더불어 세상을 움직이는 세 가지 축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통 농업사회에서 할아버지들은 콩을 심으며 한 구멍에 콩 세 알씩을 넣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손주가 까닭을 물으면 한 알은 하늘의 새가 먹고, 한 알은 땅의 벌레가 먹으며, 나머지 한 알만 사람이 먹으면 된다.’고 가르쳤다. 감을 딸 때 까치밥을 남기는 여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공동체 의식이 바로 남을 배려하기 위해 나를 희생하는 삼재사상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농업 사회에서 산업화시대를 거치며 경쟁과 빨리빨리 문화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물질적 풍요를 가져온 반면 행복지수를 떨어트렸다. 이제 서둘지 않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래야 존중과 배려로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핵심과제이다.



황제펭귄의 허들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황제 펭귄의 허들링을 배워야 한다. 황제 펭귄은 남극의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서로 몸을 밀착하여 한 덩어리를 이루어 자신과 알을 지킨다. 무리지어 커다란 원을 겹겹이 만든 다음 천천히 돌다가 바깥쪽에 있던 펭귄의 체온이 떨어져 지치면 안쪽에 있던 펭귄과 자리를 바꾼다. 이를 허들링이라 한다. 공동체 정신으로 혹한과 폭풍을 이기고 새끼를 부화시켜 종족 보존을 이어나가는 황제펭귄의 생존 행태는 실로 감동적이다. 이처럼 서로 배려하는 상생의 비결을 상존배 회원들이 앞장서서 실천해 힘겨운 인생살이에 희망의 빛을 던져 주리라 믿는다. 519일 부터 20일 까지 이틀 간 서울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여는 새로운 힘'(New Forces Reshaping Our Lives)이라는 주제로 제6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가 열렸다. 세계 여러 나라 전현직 수반들을 포함해 경제인과 언론인 등 104명의 리더들은 여기에 참석해 다섯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화해 - 갈등은 비극을 되풀이 한다. 나눔 - 양극화를 줄여야 공존할 수 있다. 통합 - 아시아는 공동운명체이다. DT - 데이터 기술시대를 준비하자. 도전 - 창의성이이야말로 생존 조건이다.


이 중에서 화해와 나눔, 통합이 바로 상호존중과 배려의 또 다른 표현이다. 존중과 배려가 이 시대의 화두로 등장한 것이다. 이야말로 공동체 의식을 회복시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


천천히 서둘러라


유태인들의 늘 이야기하는 삶의 지혜는 천천히 서둘러라.’이다. 이는 로마 최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말한 페스티나 랑테(Festina lente)'에서 차용한 말이다. ’천천히서두르다라는 전혀 다른 말을 결합시킨 이 모순 어법을 유태인들은 자선을 베푸는 방법으로 가슴에 새기고 있다. ’한 번에 천 개의 금을 베푸는 것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천 개의 금을 베푸는 것이 자선이라는 것이다. 한 순간의 충동에 의한 선행보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보살핌과 배려가 미덕이라는 뜻이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가 있어 삼재사상을 되살리고, 미래 대한민국이 나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서양의 아우구스투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창조력 역량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존배 운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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